마음 한 조각을 남겨둔 아이들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11. 8. 27. 19:32 |큰 손님(?)을 치렀다.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이 다녀갔다.
재원이는 진로 문제 등 서로 이야기 나눌게 많아 40여일 머물다 2주전 돌아갔고,
지연이는 종합검진을 비롯해 몸 전체 점검과 휴식을 위해 봄 학기 강의가 끝나자 마자
오빠보다 먼저 들어와 90여일 머물다 지난 수요일 돌아 갔다.
재원이는 얼추 2년 만의, 지연이는 1년 만의 귀국이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한 시간이었기에 여행을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지연이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했고, 재원이 역시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아 가족여행을 접었는데,
예년에 비해 줄기차게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를 생각하면 여행을 다녀도 고생일 뻔 했다.
재원이는 정말 비 구경만 하다 간듯 하다.
지연이가 집에서 식구들과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건 학교 다니면서부터 처음이다.
늘 쉼 없이 뭔가를 찾아 몰두하며 쉬는 시간이 없던 지연이는 대학시절 방학 기간에도
늘 학교와 공연장에서 사느라 식구들과 한가로이 지낸본 적이 없었는데,
3개월간을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기는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엄마와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 것도 처음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엇갈리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범위가 많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래들에 비해 감성은 아직도 애들 같다는 생각.
대학원을 다니는 딸이 그 많은 시간을 엄마 아빠와 인사동을 나가고 영화를 보러 다닌다는게 그렇다.
또 하나 느낀 점은,
가족이 너무 일찍 떨어져 오랜 시간이 흐르면 가족간에도 애정 표현이 어렵더라는거.
특히, 재원이와 지연이가 그렇다. 그렇게 오빠를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던 지연이나,
또 그런 지연이의 마음에 반응하는 재원이나 뭔가 서로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듯 하다.
특히, 재원이가 자기에 대한 지연이의 애정에 반응하는데 조금은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며,
감수성이 순수한 시기에 일찍 떨어져 지낸데 기인하는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마 앞으로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간극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점점 함께 할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을거라 생각하니
서로에게 안타까운 생각이 들며 아쉽다.
큰 녀석 둘이 한동안 공간을 차지하다 떠나고나니 갑자기 집이 휑한 느낌이다.
이제 또 다 같이 모이는건 지연이가 대학원을 졸업하는 2년 후나 될까..
2주 전, 재원이가 떠나며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에게 카드를 놓고 떠났다.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난 수요일 지연이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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