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자마자 tray 주문에 신경을 써야 했다.
사이즈를 얼마로 할건지 밑접시와 소스그릇의 직경과 동일한 사이즈로
종이를 오려놓고 배치를 한후, 가로 세로 길이를 잰다.
그러고보니 테이블 가로선에서 인덕션 세라믹판까지의 거리와 조금 차질이 생기는거 같다.
약간 모자른거 같은데... 야~~ 이건 자칫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
미리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릇의 직경부터 신경을 썼어야 하는건데...
일단 빡빡하게 줄여 주문을 하긴 했는데, 그릇이 안들어 가면 우짜지...???

냄비가 하나에 25000원이란다. 3중바닥이 어쩌고... 브랜드가 쿠쿠라던가...
해리 벨라폰테의 노래중에 쿠쿠루쿠쿠가 있었던거 같은데...
뚜껑 손잡이 모양에 따라 2,000원의 가격차가 생긴다.
뚜껑은 손님이 앉자마자 걷어가는거니 2,000원이나마 아끼기로 한다.
만원을 쓸데 쓰더라도 천원도 아낄건 아끼자.

유니폼 값이 제법 많이 들었다.
직원이 많은 것도 아닌데.
홀 직원 1인당 바지 브라우스 한벌 8만원에 두벌씩 세명이니까 48만원.
주방요원 3명의 위생복이 모자까지 135,000원.
점장은 우리의 얼굴이라 좀 폼나게 해야 하니까 자켓에 쪼끼까지 하고,
브라우스 2, 스커트와 바지 각각 하나씩 맞춤으로 해서 27만원.
거기에 앞치마 6개 포함해서 85만원에 네고.
사실 홀 직원은 밝은 색상의 브라우스를 하나 추가해서 1주일 단위로 교체 착용하여
고객에게 산뜻한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조금 비용이 버겁다.
그건 좀 지내보고 상황 봐서 다시 생각하자.

비용이 다소 많은 듯한 느낌도 있지만,
정말 종업원들에겐 잘 해주고 싶다.
같은 월급을 받고, 똑같이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 하더라도
복장에서나마 다른 곳과는 다른 작은 자부심이라도 주고싶은 마음이다.
그러다보니 정전기나 구김이 없는 바지 원단을 찾게 되고,
속이 비치지않는 브라우스감을 찾게 되고.

또 종업원의 복장에 따라 고객이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남들에게 복장에서 어설프게 보이게 하고 싶진 않다.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낮게 보인다면 그것은 어찌보면 내 자존심이기도 하다.

주문서와 티슈와 업소 명함을 주문하면서 생긴 일.

견적을 보니 업소 명함이 500 매에 3만원이라고 씌여 있다.
' 명함이 뭐 이리 비싸... 인터넷에서 보니 1,000 매에 25,000원이던데... 1,000 매에 3만원.' 하면서
500 이라는 숫자를 멋대로 1000 으로 바꾸고 사인을 했다.

당연히, 그러시면 곤란하다는 等... 그럼 5,000원을 빼드리겠다는 等
뭐라고 한마디 튕길 줄 알았는데,
' 그럼 제가 명함은 공짜로 해드리는 겁니다.' 하곤 끝이다.

민나 도루보데쓰...
:
어이구~~ 벌써 8 이야...
어쩌면 조만간 숫자가 꺼꾸로 갈런지도... 그런 상황이 오면 안되는데..
암튼 빡빡할거 같다.

어제 여주에서 그릇 신청을 마쳤다.
견적 588만원을 부가세 포함 555만원으로 네고를 끝냈다.
네고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생각했던 가격에 도달하면 더이상 미련을 안 갖기로 했다.
미련 갖어봐야 스스로 약만 오르니까.

도시가스 계량기 용량이 안 맞는다고 궁시렁대던건 주방설비업체와 도시가스업체를
바로 맞상대를 붙여놓으니 자기들끼리 어찌어찌 해결을 본다.
서로 내게 자기들 입장을 늘어놓는데, 난 아무 것도 모르니
내게 설명해봤자 이해도 못 한다고 빠지니까 되게 편하다.

홀서빙요원 2명과 주방요원 1명 면접을 봤다.
희안한건 왜그리 영어전공자가 많은지...
우리 점방엔 서양오랑캐들이 떼를 지어 처들어와도 걱정할게 없다.

오늘은 점장 내정자가 하루종일 남대문시장과 중앙시장을 뒤지고 왔다.
조리기구 비용이 280만원.
고기를 써는 육절기.. 일면 슬라이서가 원가라는게 이태리제 수동은 95만원,
한국후지 제품 자동은 195만원이란다.
자동을 써야 된다는구만... 자동 없던 옛날엔 어쨌는지 모르겠다.

암튼 그건 그렇고...
네고를 마친 분야별 업체 이쪽저쪽에서 계약금을 보내달란다.
뻑하면 돈 . 돈 . 돈 ... 이거 장난이 아니구만.
주식을 또 팔아야 하는데, 요즘엔 대체 주가 들여다 볼 겨를이 없다.
저녁에 보면 엄청 빠져 있더만...
돈이 필요없어 홀딩하고 있을 땐 오르다가 돈이 필요해 팔라치면 빠지니 원... 내가 미쳐...

정신없이 이리저리 헤매대 생각해보니, 아이쿠~~~
가장 시간을 잡아 먹는 홍보전단지와 식기 tray 주문하는걸 잊고 있었다.
일정표를 작성해 매일 들여다 보면서도 이 모양이니...
아침에 분명히, 오늘은 이거이거... 저거저거를 챙겨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막상 몇 가지에 몰두하다 보면 질질 흘리고 다닌다.

히레사케를 팔아볼까 생각하다 오뎅바에도 들렸다.

오전에 본점 사장이 나타나 음식 가격에 대해 초를 치고 간다.
저가에서 부터 중저가 고가 까지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이리저리 머리 굴리다가
기껏 결심을 했더니만, 그럼 월급쟁이들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단다.
난 middle 이상 케이스를 타겟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low로 가라니...
그럼 와인랙은 어쩌라구... 환장하겠다...

그냥 내뜻대로 가자,
앞만 보기로 했잖아.

:
황~~당~~~~~

비상이 걸렸다.
오늘은 지뢰만 밟고다닌 기분이다.

소방설비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12월부터 관련 시행령이 바뀌었단다.
반드시 소방전문업체를 통해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네...
그 소방전문업체라는게 혹시 전직 소방서 출신들의 업체가 아닐까???
시절이 하수선하니 모든게 의심스럽다.
그 업체 중에서도 소방서가 은근히 추천하는데가 있다.

그래... 거기가 실력이 우수하니까 추천하는 것이겠지,
설마 무슨 커넥션이야 있을라구...
내가 정신이 산만하니 별게 다 의심스럽다.
에이.... 의심하는 내가 나쁜 놈이지...

Anyway...
문제는 소방필증을 따내는데 기본이 2주, 빨라야 열흘이 걸린단다.
열흘... 열흘이라... ...
그럼 18일이네.
난 18일에 오픈을 하려했는데, 18일에 소방필증이 나온다???
그럼 사업자등록은 언제 하고, 카드 가맹점 등록은 언제 하라는거야???

참... 답이 안 나온다.

걱정이 되면서도 야릇한 쾌감이 솟구친다.
내가 변탠가???
왜 골 아픈 일에 쾌감을 느껴???

오랜만에 난관에 대한 도전의식이 생긴다.

지켜보시라.
과연 18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을 할 수 있을까?
안돼도 현행 규범하에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본전이다.
그런데. 과연 18일 오픈이 가능할까???
가능토록 해 봐야지.

여주에서 도기 샘플이 왔다.
생각보다 괜찮군...
내일은 여주를 가서 최종 확정을 져야겠다.

와인랙을 세웠다.
근데... 저 와인랙을 다 채우려면 대체 와인이 몇병이나 필요한거야...
그리고 똑같은 와인만 채울 수도 없고...
난 와인 종류도 모르는데.
와인잔도 사야잖아...

점심때 한군데 벤치마킹을 했다.
물잔이 에스페르소 커피잔 같다.
하~~~ 고거.. 깜찍한게 참 이쁘네...
나도 저걸로 할까...???

한가지 배우는게 있다.
좌우간 날짜가 가까와 올수록 딴걸 보면 안돼.
새로운걸 보면 볼수록 모두가 애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 좋아보인다.

이제는 앞만 보자.
옆을 보면 안돼...
정말 안돼.


:
어제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가 무지 많이 온다.
그런데, 문제는 일 할 사람보다 정수기 사라는 전화가 더 많이 온다는거다.

테이블에 들어갈 인덕션 계약협의를 마쳤다.

주방에 설치할 도시가스 공사비용이 187만원이란다. 부가세 별도로.
다른 업체에 연락해, 견적받은게 너무 높은거 같아 다시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하니
다른데는 얼마가 나왔냔다.
165만원이 나왔다고 말하니 (이 부분에서 이제 나도 점점 도둑놈의 반열에 오름을 느낀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정도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네...
어쨌든 다시한번 받아보기로 하자.

메뉴제작도 견적이 168만원이다.
내역을 보니 기획료가 46만원인데, 이건 별로 깎을 생각이 없다.
머리쓰는 비용 깎아봐야 머리를 안 돌릴텐데, 그럼 기대에 못미칠거 아닌가.

오늘은 현수막 제작이 이슈다.
문구를 뭐라고 하지...???
그냥 뭐뭐가 언제 오픈... 하는건 좀 식상하다.
그럼 어떻게 하나... 그래.. 티져광고식으로 가자.

[ 12월 18일. 쾌적한 음식문화공간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

주변에 깔끔한 식당이 없음에 착안하여 문구를 정했다.
일체 상호를 넣지 않음으로 호기심도 자극시키고.
대신 바탕에 희미하게 아미를 깔아 [shabu]라는 단어를 빼곡히 깔아보자.
서구 오랑캐 아해들도 봐야 하니까.

같은 크기의 현수막 제작비가 12만원에서 40만원까지 춤을 춘다.
그것도 선불로. 도둑놈들...
그렇다고 그냥 수용할 수는 없잖아.

진공젓가락 업체를 찾느라 무지 애먹었다.
진공젓가락은 열전도가 안되어 뜨겁지가 않은 이점이 있다.
그것도 똑같은게 1200~3000원이다.
같은 물건을 비싸게 사는건,  모르거나 게으른 놈의 업보니 할 수 없다.
내일 샘플을 보기로 한다.

그러고보니 내일 샘플볼게 너무 많네.
도기그릇, 메뉴판, 젓가락, 현수막...

주방근무자로 일하고 싶다고 교포로 부터 전화가 온다.
교포가 일은 열심히 할거 같은데... 하지만, NO 라고 답했다.
사람들 말이 교포는 손맛이 안나온다나...
같이 살아보지 않아 나로서는 판단이 안서지만, 선각자들의 말을 믿기로 한다.
좀 미안하기는 하다. 그래도 먹고 살겠다고 멀리 조국을 찾은 사람들인데...
제삼자로서 생각할 때는 대도와 사회정의, 함께 사는 사회를 외치던 나도
막상 돈벌이라는 현실이 눈앞에 어른거리니 호랑이 앞의 강아지마냥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만다.

개업이벤트도 생각을 해 봤는데 오늘 얘기가 너무 길어 지루할거 같다.
소방설비허가에 대해서도 우스운 얘기가 많은데, 그것도 오늘 얘기하긴 길다.
결론만 살짝 언질하자면, 대한민국 행정... 정말 웃기고도 재밌다.

:
어제는 이천을 찾았다.
분청도기를 만드는 곳을 찾아 그릇을 보기 위함이었다.
역시 1주일전에 여주 생활도기 전시관에서 본 것과는 격이 틀림을 느낀다.
이래서 눈이 보배라던가...

견적을 뽑아보니 770만원이다.
식당을 열기위한 그릇값만 얼추 800만원이라...
기가차다.

여주에서 뽑은 견적은 410만원인데...
그때는 그것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어쩌나...???
돌아오는 길에 계속 머릿속이 복잡하다.

더 좋은걸 안봤을 때는 만족할 수 있는 것도
더 좋은걸 보고나면 미련이 남는게 인간의 속성이다.
그런데 미련을 못 버리는 인간은 미련하다.

그래... 이제 나는 장삿꾼이 돼야해..
나는 인테리어 업자나 도기 애호가가 아니잖아.
350만원이상 더 비싼 식기를 쓴다고 그만큼 손님이 더 올까???

어제 신청한 종업원 채용광고는 내일부터 나오겠지.
과연 반응이 있을까...
벼룩시장을 사람들이 얼마나 보는지 지켜 볼 일이다.

메뉴 디자인과 제작비 견적 168만원은 어떻해야하나...
인정을 해야하나...
근데.. 퀄리티가 기대수준에 못미치면 어쩌나...

홍보 전단지도 만들어야 하고,
개업기념품은 만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다면 단가는 얼마로 하지???
싸구려는 싫은데.. 안하니만 못한거 같고,
그렇다고 비싼건 수량이 또 문제잖아...

시간은 잘도 가는데, 에이... 머리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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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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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생각해보니 해야할게 엄청 많으면서, 손도 못대고 있는게 태반이다.
이제 2주밖에 안남았다.

어이쿠~~~ 이러다 문도 못 열어보고 문 닫아야 되는거 아냐...???

어제 오늘 이쪽저쪽 전화해대고, 견적받고, 벼룩시장에 종업원 구인광고 내고...

프랜차이즈 좋다는게 뭔데, 사서 이 고생을 하는건지 원...


내일은 일찍 여주 생활도기 전시관을 간다.
지난 주에 부탁한 그릇 샘플 초벌을 보기위해.

그냥 모든걸 맡겨놓고 토탈 얼마... 하면 그냥 한번만 놀라고 말 일을,
품목 하나하나를 일일히 견적을 받고보니 그때마다 신음소리가 새나온다.
일이백만원은 아~~주 기본이고, 뻑하면 몇백만원에, 심심찮게 천만원이 넘는 것도 제법 된다.

똑같은 시스템 냉난방기가 최초 견적 1930만원에서 결국 1470만원에 네고.
1350만원 견적의 주방설비는 1140만원에 네고.
550만원 견적은 450만원에...

도대체가 진실은 무엇인지...
프랜차이즈 본점에 맡길 경우 내가 지불하는 가격은
이 모든 네고과정을 모두 거친 가격인지, 아님, 그냥 흘리는 가격인지...

품목에 따라 마진이 큰 것도 있고, 적은 것도 있고,
또 사람에 따라 적정가격을 제시한 사람도 있을테고,
깍을걸 예상해 황당하게 띄워놓은 사람도 있을텐대,
견적서를 받으면 아무 것도 모르면서
봉이 안되려면 일단 얼마를 후려칠지부터 생각을 하니,
요즘은 마치 나 자신도 같이 도둑이 되는 기분이다.

그나마 인터넷이라도 있어 이리저리 찾아보고 대충이나마 시세를 알아보고
선무당 칼춤 추듯 덤비는데,
인터넷이 없었다면 어쩔뻔했나 싶다.

내일도, 또 모레도 네고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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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어디서 부터 따라온 놈일까...
어느 농촌에서 태어나 이 도심의 강남 한복판 식당까지 오게 되었을까...

납품된 야채를 씻다 발견된 이 놈은,
이제 샤브미의 점장에 의해 양식되는 처지가 되었다.

마치 인큐배이터 속에 있는 듯 보이지만,
저도 동물계에 속하는지라,  매일같이 비싼 로메인을 無錢 취식하고 있으며,
배설까지 하며
안그래도 바쁜 아침 일손을 더욱 허둥대게 만든다.

얘가 밥값을 무슨 수로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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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EOS 300D DIGITAL (1/15)s iso800 F5.6

[PENTAX Corporation ] PENTAX *ist DS (1/6)s iso400 F4.5

[Canon] Canon EOS 300D DIGITAL (1/2)s iso800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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