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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25 골프일기
  2. 2005.05.25 1 아이언 플레이의 虛와 實 3
* 남편의 일기

부부가 같이 골프를 하면 금슬이 좋아진다는 진사장 말이 맞는거 같다.
아내에게 골프를 시키고난 후, 우리 부부가 그렇다.
공동의 화제가 생기니 틈만나면 골프다.
밥먹을 때도, 잠잘 때도...

연습장의 김프로가 가르치긴 잘 가르치나 보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더니 생긴건 곰 같은게 레슨스킬에 대한 노하우는 있는 모양이다.
특히 기본기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암~~ 기본기가 중요하지.  나중에 교정하려면 얼마나 힘든데...

아내는 특히 그립을 잘 잡는다.  그립이 정말 중요한건데...
슬라이스, 훅, 그리고 임팩트 등이  그립의 파지법, 잡는 강도에서 시작되는거 아닌가.
아내의 그립감은 참 편하게 느껴진다.
내가 만났던, 골프를 친다는 왠만한 캐디보다 낫다.

그래서인지 우리 부부는 요즘 해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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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일기

나이를 먹어도 칭찬을 받으면 기분좋다.
김프로가 나보고 소질이 있단다.
특히 그립의 파지법은 자기한테 배운 여자들 중 제일 낫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립엔 그다지 신경을 안쓴다나...

정여사가 부러워한다.
- 자기는 어쩜 그립을 그렇게 부드럽게 잡어?
- 응... 남편한테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야...

- 어머... 그집 신랑은 자상하기도 하다. 신랑이 집에서 레슨도 해줘?
- 남편이 직접 가르쳐주진 않아도... 남편 눈치를 잘 살피면 어느순간 느낌이 오던데...

정말 골프는 예민한 운동인 것 같다.
그러기에 항상 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요즘엔 세탁기에 양말을 던져 넣을 때도
칩샷의 백스윙 감을 잡으려 하고,  빗자루로 마루를 쓸 때도 퍼팅 스트로크감을 느끼려 한다.

운동도 실생활에 적용하니 참 재밌다.
남편도 만족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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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프로의 레슨일지

유여사의 그립감이 아주 좋아졌다.
이제는 눈치를 안줘도 기가막히게 파지를 한다.

유여사에 비하면 정여사는 아직 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아직도 눈치를 줘야 그때야 느낀다.

하긴 최여사에 비하면 정여사는 그래도 양반이지...
최여사는 눈치를 줘도 전혀 모른다.
무조건 자기 맘대로다.
최여사만 생각하면 머리아프다. 통증이 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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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대우전자 회장을 역임하신 김용원님이 쓰신
[골프는 인격이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 실린 골프에 얽힌 여러가지 체험과 에피소드중 몇가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 프로골퍼의
대부격이며 당대 1인자였던 한장상프로와의 라운드 경험을 적은 글 입니다.

하루는 한장상프로와 라운드를 하기로 하고 필드에 나갔더니,
한장상프로가 6번아이언과 퍼터만 딸랑 들고 나오더랍니다.
`이 양반이 내가 원포인트 레슨을 받겠다는걸로 착각을 했나...` 하고
어쨌던 라운드를 했는데...

당시 싱글을 구가하시던 김용원회장 말씀이,
태어나서 그날처럼 참담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는군요.
자신은 클럽 14개를 돌려쓰며 기를 썼는데...
한장상프로는 2개의 클럽만으로 이븐파를 기록했으니.


그 글을 읽은 후 나도 언젠가는 아이언 하나만으로 18홀을 돌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내 실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도전의 의미였죠.
그리고 몇년이 지난 후, 뜻을 같이 한 동호회멤버들 덕분에 소원을 풀 수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이언 1개와 퍼터 1개만 딸랑 들고 나간 라운드는 스코어에 무관하게
아주 이색적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4명이 들고나온 아이언 1개도 묘하게 번호가 제각각.
5번, 6번, 7번, 8번.
다~ 나름대로 자기 거리와 숏홀의 거리等을 감안해 머리굴려 들고나온 비장의 카드들이죠.

캐디들이 자지러집니다.
상상해보세요. 앞이 텅~빈 전동카트의 모습을...
그런데, 정작 우리 담당캐디는 표정이 여~엉 애매하더군요.
`저것들이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을까...??? 나... 내일 제초작업 맡아놨구나...`
일단 캐디를 안심시키는게 급선무죠.
절대!!! 시간늦지 않겠다는 구두각서로 충성결의를 하고 나서야,
우린 티박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한장상프로가 아닌 평범한 에버리지골퍼가 아이언 1개만 들고 라운드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4가지 - 결론은 이렇습니다.

첫째, 결코 진행이 느리지 않다. 오히려 빨라진다.
둘째, OB가 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않다. 경우에 따라 OB가 득이 될 수도 있다.
셋째, 생각보다는 스코어차이가 적다.
넷째, 아이언 갖고도 공은 충분히 잃어버릴 수 있다.

사실은 진행때문에 우리부터가 걱정이 많았는데 전~혀 문제가 안되더군요.
왜냐하면... 일반적인 라운드때는 앞팀이 2nd shot을 완전히 끝내기 전에는
티샷을 할 수 없지만, 아이언만으로 할 경우 어차피 드라이버 거리를 못따라가기 때문에
앞팀이 2nd샷 위치에 있을 때 바로 티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린에 올라갈 때 까지는 클럽 교환할 일이 없으니,
클럽 바꾼답시고 갈지자 걸음으로 시간 끌 일이 없고...
그러다보니 결국 꺼꾸로 앞팀을 압박하는 결과가 되고,
바짝바짝 따라붙으니...
그날, 앞팀... 우리땜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동반자의 티샷이 우측으로 흐르자 나타난 재미난 현상 하나.
어찌된게 친사람들은 OB라고 우기고, 나머진 OB가 아니라고 우기는 웃지못할 기현상이...
그것도 작지만 어찌됐던 내기판인데...

이유인즉슨 OB티가 멀리 빠져 있을 땐 OB가 차라리 유리하다는거죠.
일반적으로 OB티까지 가는대 기본이 2타~2타반이지만,  OB성으로 빠지면
결국 트러블샷을 해야하니 잘못하다간 OB티까지 가는데만 3타이상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됩니다.   게다가 아이언 어프로치가 서로 정확치 않으니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죠.

또하나 재밌는건 소위 쪼루가 나면 오히려 맘이 편해지더군요.
언뜻 생각하면 안그래도 아이언 티샷이 거리가 짧은데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어차피 쓰리온인데, 늘 3rd 샷이 문제거든요.
100 미터 안에서 어프로치 거리감 잡기가 만만치 않던 차에 중간에 쪼루라도 한번 나버리면
3rd 샷을 풀스윙하면 되니 오히려 편합니다.

거짓말도 하면 는다고...
처음엔 어프로치 거리감을 못잡아 죄다들 길게 때리더니...
어쭈구리~~~~ 후반들어가니 그래도 제법들 비슷하게 붙이대요.
핀이 앞핀이라 어프로치 run이 많아 고전했는데, 핀만 뒷핀이었다면 정말 해볼만 할거 같아요.

그날, 우리 캐디... 엄청~~ 해피했습니다.
티샷하는거 보고는 자기는 그린에서 기다리면 되니까요.
좀 신경쓰면 중간에 거리만 불러주면 각자가 알아서들 하는거고...


라운드 후일담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정확히 둘로 갈라집니다.

- 야~~ 부럽다... 대단하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네...

- 정규홀에서 그랬단 말이야???    할일 되게 없구만... 미쳤냐?
  같은 돈 주고 2개만 들고 치게...

후자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렇게 허구헌날 14개 들고쳐서 얼마나 좋아졌길래...???'


오늘의 Tip :

많은 사람들이 늘 사는게 낙이 없고 따분하다 그런다.
새로움 속에 있는 즐거움을 찾을 생각을 안하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
일상(日常)은 늘상 그렇다.
즐거움은 늘 새로움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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