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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25 거꾸로치는 美學
  2. 2005.05.25 골프매니아 - 진정한 매니아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2
파5 롱홀 - 티샷이 벙커에 안착했다.
갈길이 먼데.. 웬 벙커래???
해결사로 3번우드를 불렀다.
너만 믿는다. 제발...
주인의 이 애타는 심정을 너는 잘 알고있지???

하지만, 믿는 도끼에 찍히는 발등은 마음이 무지 아프다.
우드는 주인의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에 편승해 볼을 좌측 숲으로 날려 보내고 만다.

다시 돌아온 파5 롱홀.
어찌된 셈인지 오늘은 롱홀마다 티샷이 벙커다.
이번엔... 다시 부른 우드3번.
하지만 이번에도 우드는 주인의 힘들어간 어깨를 제어하지 못한다.
쪼루...

그날 밤 나는 어둠 속의 천정을 바라보며 고해를 했다.
나의 교만함을 고백하고,
나의 우둔함을 자책했다.
그리고 거꾸로 쳤어야 함을 깨달았다.

고수가 아니라면 벙커에서는 아이언을 치는게 정석이다.
레이업을 한 후 우드를 잡아도 늦지 않는다.
[드라이버 - 우드 - 아이언] 이나, [드라이버 - 아이언 - 우드]나  동원되는 무기는 똑같다.
단지 순서만 바뀔 뿐이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는 왕왕 엄청난 차이가 난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이해가 안될 때가 있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조금은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에나 있음직한 이말이 가끔은 맞을 때가 있다.
특히 운전시에 절감하곤 하는 이말이 골프에도 맞는거 같다.

하수일수록 돌아가자.
마음이 급할수록 거꾸로 쳐보자.
그렇게해야 한다고 동굴벽화에 글을 새기듯 내 마음에 각인을 하고야  그날 밤 잠이 들었다.

1주일후.
얄굿게도 똑같은 홀에서 똑같은 벙커에 공이 들어갔다.
그래서...
거꾸로 잘 쳤을까...???

난 또 우드를 잡았고,
끓어오르는 열기를 누르기위해 바둥거려야만 했다.
세컨샷... 벙커 둔턱맞고 제자리..
세번째 샷은 誤飛.

그날 밤, 나는 다시 어둠 속의 천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골퍼가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절이건, 성당이건, 교회건 아무데도 안 다녀도 잘 살꺼다...
해탈이 별건가...


* 오늘의 Tip :

모르고 행하는 잘못은 고쳐질 수 있지만,
알면서 행하는 잘못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욕심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
주변 사람중에 지독히도 골프를 좋아하는 A가 있다.
그는 골프에 대해 모르는게 없다.
국내외선수의 신상과 최근 대회성적, 국내골프장의 개요,
세계 유명골프장의 개요, 골프룰에다 골프이론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골프에 관한 한 A가 있는 곳이 골프도서관이요,  골프박물관이 된다.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들로부터 골프매니아라는 칭호를 듣는다.
본인도 그런 호칭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고, 주위에서도 전혀 이의를 제기치 않는다.

그러면 매니아(Mania)는 무엇일까???
영한사전에는 mania 를 「···광(狂); 열광적 성벽, 심취(心醉)」의 뜻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좀더 자세하다.
* 마니아(mania)[명사] [‘광기(狂氣)’의 뜻으로] 어떤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일, 또는 그러한 사람.  
(예)골프 마니아./컴퓨터 마니아.

그러면 영영사전에는 또 어떠한가? 영영사전을 들여다보자.
영영사전에서는 mania를 an irrational but irresistible motive for a belief or action,
즉, 믿음 혹은 행동을 유발하는 억누룰수 없는 동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든걸 종합하면 매니아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들어 열중하고,
즐기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A가 골프매니아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A는 내기골프를 무지하게 선호한다. 티샷을 하기위해 티박스로 걸어가면서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기의 방법이다.
내기의 종류와 단가가 그의 골프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냥 편하게 치자고 하면 흔히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럼 무슨 재미로 치냔다.
재미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다.
이 부분이 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 조건이 없는 골프는 재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좀더 나아가면 골프는 내기를 위한 하나의 도구다.

앞서 매니아란 자기가 그일에 열중하는 것이라고 사전적 정의를 내렸다.
A가 열중하는 것은 내기다. 그린에 올라 그가 하는 말은 '몇온이냐?  무슨 퍼팅이냐?' 다.
홀아웃을 하면서 즉시 뒷주머니에서 돈부터 꺼내는 것이 그의 골프다.
엄밀히 표현한다면 A는 골프매니아라기보다 내기매니아다.

물론 내기를 한다고 해서 골프매니아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해야하는] 것과 [해도 안해도 그만]인 것은 다르다.
본질이 뭐냐가 중요하다.

평소 만나고싶었던 사람들과 함께 자연을 느끼며 정담을 나누면서 라운딩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여유롭고 푸근하다.

그런 순수한 골프매니아가 많아졌으면 싶다.


* 오늘의 Tip :

진정한 매니아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즐길 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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