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
내 삶의 현장/BNB & THINKFOOD 2006. 8. 12. 09:14 |사람 다루는(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일이 정말 쉽지 않다.
요즘 정말 너무 짜증도 나고, 피곤하다.
샤브미, 네이키드 트리, 그리고, 모태가 되는 비앤비프로젝트.
샤브미에 일곱명, 네이키드 트리에 일곱명, 비앤비프로젝트에 다섯명.
한 마디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세군데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챙기다 보니, 너무 힘도 들고 정신이 없어 자연 한군데는 소홀해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꼭 문제가 생긴다.
먹는 장사 사람 다루기가 힘들다고 하더니, 정말 실감이 난다.
들락날락... 이 투정 저 투정...
더구나 요즘은 휴가철이 되다보니, 주방이나 홀이 교대근무가 되는데,
새로 결성된 직원들에겐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뭐라 말을 못한다.
휙~~하니 떠나버리면 그냥 주방이 비어 버리기 때문이다.
조금만 힘을 실어주면 내 뜻은 묻지도 않고 모든걸 마음대로 하려 하고,
그래서 조금 누르면 기가 꺾이고 실망하여 아무 것도 안하려 하고...
말을 할 수도..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을 환장하는 상황이라 하는가...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속풀이라도 해야 하고, 또 누군가와 해법을 차근차근 얘기도 하고 싶고,
또, 내 생각을 읽고 먼저 알아서 움직여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것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모두 사람의 공통적인 희망사항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 사람을 모셨다.
내가 삼성에 근무할 때 알았던 여사원.
그 때는 20대 중반의 여사원이었는데, 같이 한 부서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유관부서에서 일을 하는 것이 그렇게 똑소리 날 수가 없었다.
80년대인 당시만 해도, 여사원의 업무는 남사원의 일을 보조하는 것이 主였는데,
이 친구의 경우에는 당당히 남사원 업무를 꿰차고 있었고, 게다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당찬지,
다른 부서 남사원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모두들 '대체 ㅇㅇ課의 아무개가 누구야...???' 할 정도 였으니까.
워낙 똑소리가 나서 별명이 싸움닭, 혹은 땅콩이었을 정도니...
당시 본사에 근무하던 나 역시, 지방에 근무하는 이 여직원과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그 당참에 호기심이 일어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했었는데, 그 부서로 업무출장을 가서 처음 대면을 하곤,
속으로 '역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이 여사원과는 그 후에도 한번도 같이 일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주로 서울에 있었고, 이 친구는 계속 지방에만 있었으니 만날 일이 없었다.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더 더욱이 그렇고...
이렇게 특별히 가까와 질 일도 없었고, 만날 기회도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내 머리 속에는 이 친구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내 기억으로 이 친구를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1991년 내가 수원에 근무할 당시,
이 친구가 퇴사를 하고 자기 입사동기인 친구도 만날 겸 나에게 인사차 찾아 온 것과,
나도 퇴사를 하고 난 뒤, 우연히 소식을 접하고 2002년에 만난게 모두다. 아.. 중간에 2001년쯤 한번 더 있었던거 같네...
하여간... 그리고 가끔 타인을 통해 소식만 전해 들을 뿐, 얼굴은 커녕 전화도 못 하고 지냈는데,
2주전에 이 친구를 잘 아는 후배로 부터,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쉬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문득 머리를 때리는게 있다.
'이 친구에게 좀 도와달라고 하면 좋겠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에 만나 도움을 청하고, 이틀전부터 같이 일하기 시작했다.
인연이란게 이런건지, 처음 대했을 때 20대 여사원을 20년이 넘은 이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만났는데도,
이름과 말이 편하게 나온다.
그보다 더 내가 반가운 것은, 내가 기억하고 기대했던 20년 전의 그 똑소리에, 40대의 찬찬함까지 느껴진다는 것.
이제 겨우 이틀 밖에 안돼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일을 풀어나가는 것을 보며, 일단 내 판단과 선택이 다행이다 싶다.
괜히 일이 잘 돌아 갈거 같고, 맘이 편하다.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한건,
같이 일해 본 적도 없고, 지난 16년동안 딱 세번만을 만났던 사람에게서 어떻게 내가 코드가 맞을거라 생각했을까...
나랏님도 이래서 코드인사를 선호하나 보다.
'내 삶의 현장 > BNB & THINKFO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씽크푸드 M.T - 다음 날 (2) | 2006.07.30 |
---|---|
씽크푸드 M.T - 그 밤 (6) | 2006.07.17 |
씽크푸드 M.T - 2인3각 (8) | 2006.07.09 |
씽크푸드 M.T - 닭싸움 (여자부) (15) | 2006.07.04 |
씽크푸드 M.T - 닭싸움 (남자부) (10) | 2006.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