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사측에 내건 요구 중 몇 가지를 보니 참으로 기가 막히다.

-  비행임무 전 약물 및 음주 검사 중단
-  승격시 영어시험(토익 630점 이상 ) 조건 폐지
-  정년 만 58세 (이후 2년 간 촉탁 위촉해 만 60세까지 보장)
-  승객석에 탑승해 이동하는 시간에도 비행수당 지급   等의 요구사항을 보면

과연 조종사들이 지각있는 사람들인가를 의심하게 만든다.

특히, 처음 세가지는 모두 승객의 안전 정도가 아닌,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탑승 조종사의 음주는 당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음주여부의 사전 검사를 거부하는 명분이 뭔지 대체 모르겠다.
조종사 노조측의 말을 들어보면, 본인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음주는 말이 안되며,
따라서 그런 검사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그런 논리라면 대부분의 왠만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다 그 분야의 전문가다.
본인들이 진정 프로 전문가라면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국제선 항로의 조종간을 잡는 조종사에게 어학은 필요불가결의 요소다.
항공기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공항의 상공에서 분초를 다투는 정밀한 이착륙을 위해서는,
관제사와 조종사 간의 신속하고도 정확한 의사소통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건 기본 상식이다.
안그래도 미묘한 발음의 몰이해로 인한 사고의 개연성이 가끔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영어시험 폐지가 왠말인지...

정년의 연장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집중력과 신체의 반응 속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정년 55세에서 경험을 살린 후배 조종사의 육성을 위한 촉탁 위촉을 하는 방안이라면
모르겠으나,  조종사로서의 정년 연장은 신중히 생각할 사안이라고 본다.

위 세가지 만으로도
조종사들이 자신들만의 자신감으로 승객의 생명을 너무 경시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승객석에 탑승해 이동하는 시간에도 비행수당 지급]도 조금은 이해가 안 간다.
학생들이 강의실에 앉아만 있어도 학점을 달라고 하면 뭐라 그래야 할지...

사실 조종사 노조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조건은 그외에도 많았다.
년 3회 가족동반 항공권의 지급, 목적지 숙소에 골프채 4세트 비치 等...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을 힘의 원천으로 삼아 公共의 질서를 볼모로 삼는 협상은 비열한 행위다.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정녕 정당한 것이라면,
일방적인 전면파업보다는 公共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부분파업등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표출하는 것이 보다 더 당당하지 않을까.

아무리 정당하고 명분이 있는 행동일지라도,  내가 참을 수 있는 인내의 한계를 지나치면
짜증이 나는게 보통사람들의 속성임을 아는 지혜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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