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일, 눈이 왔다. 그리고 그 날,
설경의 정취를 느끼고 싶어 오랜만에 찾은 [왈츠 앤 닥터만]에서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직원 한 분이 반가이 내게 다가온다.
"혹시 삼성에서 교육을 담당하셨죠?  이..상..범 선생님 이셨던가.."
순간.. 시간을 거스르며 아스라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응답하라 1988년 가을 쯤.
호텔신라에서 서비스 직종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마인드]를 주제로 4시간 강의를 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니 로비에서 기다리던, 다소 연배가 있어 보이는 분이 인사를 건넨다.
"오늘 강의 너무 잘 들었습니다. 좋은 내용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경우 무척이나 고맙다.

내가 열심히 준비한 내용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보람과 함께,

'내가 오늘 헛된 말장난을 하진 않았구나' 하며 안도하게 된다.

사실 매일 서비스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서비스 마인드]라는 내용은 듣기에 따라 진부하고 뻔한 얘기일 수 있다.
그런데, 나보다 한참 연배가 위로 보이는, 베테랑의 면모가 느껴지는 분이 그리 인사를 건네 주신 게

그 어떤 교육생의 덕담보다 내 기억에도 고맙게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또 6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주말 조안면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강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산책을 하던 중 마주친

[왈츠 앤 닥터만]의 창문 너머에서 그 분의 모습을 발견하곤 반가운 마음에 들어 갔다.

 

잊지않고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노효식 지배인님.

 

 

올해 일흔 넷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정정하신 모습.  

이 연세에 아들 딸, 나아가 손주 뻘 되는 고객들에게 서빙을 하며 여전히 밝은 삶을 영위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커피를 대접받은 아내가 고마움에 "어떻게 이렇게 기억을 하세요? 기억력이 무척 뛰어나신가 봐요.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건네자

돌아온 답례.

 

"워낙 강의가 좋았거든요. 제가 그 걸 못 잊죠~"

 

돌아오는 길에 어깨에 뽕을 잔뜩 넣고 아내에게 일갈했다.

"내가 어떤 강사였는지 알겠지~^^"

 

 

노효식 지배인님~ 잊지않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며,

늘 이렇게 밝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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