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결성된 [삼목회]
나의 폴더/사람 사람들 2011. 1. 21. 17:43 |직장 퇴사 후, 새로운 인간관계로 전과는 다른 다양한 삶을 꾸려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굳이 전 직장 사람들과 연락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마음과 기억 한켠에는
가끔씩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정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평수
과장 시절 강의를 나갔다가 지도선배 중에 유난히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과정이 끝나자마자 내가 맡고 있던 연수과로 끌어당겼다.
그렇게 첫 눈에 반한게(?) 인연이 되어 내게 코가 꿰인 친구.
고경환
같은 회사지만 그냥 얼핏 한두 번 보기만 했을 뿐, 개인적인 관계가 전혀 없었지만,
그의 스마트한 외모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는데,
광고팀장 재직시 그 욕망을 실현시켰다. 삼성생명 최고의 영업소장으로 명성을 날리다가
한 사람의 욕망으로 인해 본인 의지와는 무관하게 뜸금없이 광고팀으로 발령이 난 불행(?)한 친구.
이종성
집사람이 교직에 있을 때 하루는 동료교사가 이러더란다.
- 김선생 남편이 삼성생명 다닌다 그랬지? 내 동생이 만나는 사람이 삼성생명 다닌다는데
사람이 어떤지 알아봐줄 수 있나?
> 이름이 뭔데?
- 이종성.
> @<@~ 어머나~ 우리 남편한테 물어볼 것도 없어.. 그 사람 지금 우리 남편하고 같이 있어.
집에도 놀러오고 잘 아는데, 너무 재밌고 유머러스하고 사람 정말 괜찮아.. 무조건 잡으라그래..
조계현
본사에만 근무하던 내가 처음 수원으로 내려갔을 때, 총국의 분위기와 사람에 낯설던 내게
여러가지 조언과 정보로 나의 안정적인 정착에 힘을 실어줬던 친구.
내가 수원을 떠날 때도 누구보다 많이 아쉬워했던 의리를 중시하는 친구다.
손호철
입사 후 당시 내가 있던 교육과로 첫 발령이 난지 넉달만에
"왜 내가 하고많은 회사 중에 이 회사를 들어와 수많은 부서 중에 교육과로 와서 선배를 만나
이 쌩고생을 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고 불행을 토로했던 억수로 불쌍한 친구.
그런 업보때문인지 직장생활 중 개인적으로 가장 정이 많이 갔던 친구다.
이병수
인력개발과장으로 연착륙하던 나를 갑자기 채용팀장으로 밀쳐내고는 내 자리를 강탈한 친구.
양 손을 느릿느릿 돌려가며 역시 느릿느릿한 경상도 억양으로 언뜻 사람을 지치게도 하지만,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넘치는 재기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마력이 있다.
한상국
유일하게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진 않았어도, 내가 교육과 시절 연수소에 근무하며
업무적으로 유대가 많았던 친구. 신입사원 시절부터 결코 가볍지않은 모습이었는데,
기대대로 세련된 중년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정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모임이었다.
연말 집으로 놀러왔던 손호철이 이종성에게 "이상범 선배 형수가 너 보고싶어 하더라." 는 말이
계기가 되어 셋이 만나기로 했었는데, 년초 내 사무실 근처로 온 한상국이 손호철과 대화 중
"이상범 선배 한번 보려하는데, 같이 가겠느냐?" 는 제안에 묶어서 만나기로 했고, 그러던 중
다른 사람과 전화를 하다보니 "그럼 나도 같이 보자." 는 사람이 늘어 생각보다 판이 커지고 말았다.
서로가 다 연이 있고 성격들도 좋고, 서로에 대한 정을 가지고 있던 터에,
워낙 재기발랄한 사람들이라 분위기가 생각이상으로 후끈 달아오르더니,
앞으로 자주 보자는 한 마디에 졸지에 정기모임화 되어버렸다.
어제가 세번째 목요일이라 즉석에서 결성된 [삼목회].
삼성출신 선후배가 화목하게 지내자는, 꿈보다 해몽이 좋은 이름풀이까지 곁들였다.
어찌나 분위기가 좋고 즐거웠는지,
오랜만의 첫 모임이었음에도 2차를 걸쳐 밤 12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호철과 나평수를 제외하고는 내겐 10년이 넘는 기간만의 만남이었음에도 모두들
어찌나 정겹게 느껴지던지.. 오랜 세월의 벽을 넘어 기꺼이 나와의 만남에 동참해서
옛 이야기를 반추하며 정을 보여준 후배들이 너무 고맙다.
벌써부터 4월 모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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