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연그린 9기 모임
나의 폴더/사람 사람들 2011. 1. 17. 01:43 |대학시절 함께 써클 활동을 한 연그린 동기인 9기 모임은 만나는 횟수가 불규칙하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보니, 몇 안되는 서울 소재 친구들끼리
이따금씩 생각날 때 마다 서너명이 모이거나, 지방에 있는 동기가 서울에 올라 올 경우
핑계 낌에 만나는 정도지, 정기적인 모임이 없다.
그러니, 하물며 여자 동기들과 모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신년를 맞아 맘 먹고 한번 모여보기로 했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모임의 경우, 여자들은 혹시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참석을 생각했다가도 망설여지기 쉽다. 때문에 남자들에게는 일자 장소와 확인여부를 묻는 문자만
보내도 되지만, 여자들에게는 일일히 직접 연락을 하여 의사를 확인한 뒤, 참석자 명단을 다시 알려주어
혼자일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는게 필요하다.
그런 절차를 거쳐 참석이 예약된 인원이 남 9명, 여 6명. 오랜만에 제법 규모를 갖추게 됐다.
"날 기가 막히게 잡았네..."
엄청난 칼바람이 몰아치던 지난 토요일 오후, 강남에서 오랜만의 9기 모임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모임이 그렇듯이 꼭 당일엔 인원이 더 축소되는게 다반사.
갑작스런 허리 삐끗, 감기, 피치못할 회사 사정, 그리고, 부산에서의 늦잠 등으로, 최종 참석인원은 10명.
함께 만났던게 몇년 전인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우리 남편이 여자 두 명 밖에 안나올텐데, 뭐하러 가냐고 하더니, 그래도 세 명 나왔으니 됐네~"
김인희氏의 말에 모두가 한번 웃었다.
"우리 신랑이 경익수氏는 동창모임에는 안나오면서 여기만 나온다고 뭐라 그러던데.."
우리 모임은 동기 커플이 두 쌍이 있고, 서로의 친구끼리 결혼한 경우도 있어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다. 때문에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주는 경우도 많다.
에피소드 하나.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마친 某여사.
"왠일이래.. 평소에 안하던 예쁜 짓을 다 하고..."
누구냐는 질문에, 남편이 강남역 근처를 지나는데, 집에 태워주겠다는 전화란다.
왕비 대접 받아 좋겠다는 모두의 부러움에 돌아온 대답이 우리 모두를 포복절도케 했다.
"아이구~ 6시에 만난다고 했는데, 지금이 몇시야? 7시 반에 데리러 온다는게 말이 돼?
그저 빨리 데리고 들어가야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아쉬운게 없으니까 그러지.
왕비는 무슨.. '진지 드소서~ 침소 드소서~' 나 이렇게 30년 가까이 무수리로 살아온 사람이구만.." ^&^~
누가 살이 많이 쪘고, 누구는 학창시절과 전혀 변함이 없다는 등.. 변화에 대한 이야기,
30년도 더 된 옛날에 뵈었던 서로의 부모님들에 대한 빛 바랜 기억과 안부,
또, 기억 한편으로 비켜서 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에 회상.. 그리고,
자녀들을 포함한 신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네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상하반기 일년에 두번은 얼굴들을 보고 지내자는 마음은
경익수의 마무리 건배에 녹아들었다.
茶半香初 (다반향초)
차를 반을 마셨건만, 향은 아직 처음과 같다.
우리가 처음 얼굴을 마주한 시간은 37년 전.
지금은 당시의 우리보다 더 장성한 아이들의 부모가 되었을 정도로 세월이 흘렀지만,
서로에게 조심스럽던 처음의 마음으로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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