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매부가 새로 취업을 했다는 소식이 왔다.
취업한게 뭐 그리 특별한 일인가 싶을 수 있지만, 이게 우리나라 관점에선 좀 특별한 일이다.

- 매부가 들어간 회사는 [Google]이다.
- 매부의 나이는 59세다.
- 매부의 입사는 스카웃 개념이 아닌 지원 후 면접과정을 거쳤다.
- 매부는 대학교수로 재직 중 이었다.


이쯤 되면 우리의 관점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먼저, 나이 육십이 다 된 사람을 채용하는 구글의 오픈된 인사시스템.
우리나라 같으면 최우선 정리대상일텐데, 구글은 그 나이의 사람도 자격이 된다 싶으면 직원으로 채용한다.

또 하나는, 대학교수가 육십이 다 되어서 기업체에 취업을 한다는 마인드.
스카웃이나 자문교수라면 몰라도 안정적인 신분의 교수직을 버리고
만년의 나이에 기업체에 취업을 한다는게 우리 사회의 통념으로는 미친 짓이다.

매부는 의사결정단계에서 동생과 상의를 했다는데, 여동생의 의견도 흥미롭다.
"내 생각에도 당신은 구글에서 일하는게 당신에게 더 좋을거 같다." 고 했다는 것.
이 역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아내들의 생각과는 다르지않나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아내들의 경우 대다수가
"왜 그 나이에 언제 그만두게될지 모르는 직장에 들어가려 하느냐.." 고 말리지 않을까..
특히,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고 신분이 보장되는 교수라는 타이틀을 버리는게 아쉬울 것이다.


예전에 TV에서 인생의 진로를 바꾼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한 사람은, 변호사로 미국에 유학을 갔다가 우연히 보게된 탭댄스에 필이 꽂혀
법률공부를 집어치우고 탭댄스를 배우게 됐고, 귀국하여 예술대학 무용과 교수가 됐지만,
부친은 그 힘든 사법시험까지 통과해 변호사가 된 아들이 춤쟁이가 됐다고 아들과 대화도 안한다는 이야기.

또 한사람은, 의사가 역시 유학을 가서는 요리에 빠져 주방장이 된 이야긴데,
그때 함께 TV를 보던 집사람의 한마디에 함께 크게 웃은 기억이 난다.  집사람 왈,
"본인이야 자기가 좋아하는걸 한다 치더라도 저 사람 와이프는 정말 황당하겠다.
 자기는 결혼할 때는 분명 의사와 결혼했는데, 어느 날 주방장 부인이 돼버렸으니..."
그때 나도 맞장구를 치며 그랬다. "그렇겠네.. 처음부터 주방장이었으면 결혼 안했을지도 모르잖아."


일반적인 개념으로 선망받는 직종에 있는 사람이 사회적 통념을 깨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게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지고 그런 독특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요즘 세대들의 가치관은 그런 부분에서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 역시 그런 삶의 모습이 좋고, 우리 아이들도 통념적인 길보다는 그런 삶을 살기를 원하다.

그런데...
개인의 가치관은 개인만 바꾸면 되지만, 집단의 관습이나 사회적 통념은 그리 쉽게 바뀌지않는다는게 문제다.

교수가 나이 육십에 기업체에 취업하는건 본인이 결정할 수 있지만,
나이 육십의 신입사원을 뽑아주는 기업체가 없다면 개인의 결정은 의미가 없어진다.

나이 등의 부수적인 조건보다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만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이런 오픈된 마인드가 구글을 [가장 일하고 싶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건 아닐까.



조건이 많을수록 변화가 어렵고,
변화에 뒤질수록 진화가 어렵고,
진화가 안되면 적응이 안되어 결국 멸종에 이른다는게 역사의 교훈이다.


특별한 일이 아닌거 같은 한 사람의 취업이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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