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에 대해 조금만 더 첨언을 하자.

지구상의 종족중 용맹성을 인정받는 종족은 꽤나 많다.
터키의 쿠르드족, 몽골의 타타르족, 스칸디나비아의 바이킹족 등등...

인디언족의 하나인 옛날 서부영화에서 본 아파치도 용맹성은 그 못지 않다.
잔혹하리만큼 용맹한 인디언이지만, 그들의 세계에는 그들만의 지혜와
나름대로의 문화적 정서가 풍부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인디언에 대해 흥미로웠던 것은 그들의 이름이
자연현상과 일상생활에서 붙여졌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많은 유머꺼리를 제공하기도 했던 [늑대와 함께 춤을]과 같은
그들 특유의 이름에서 그들의 단순함과 순박함 같은 정서가 느껴지기도 한다.

인디언들은 얼굴에서 표정을 읽기가 힘들다.
그들은 표정이 거의 없는 듯 하다.
단지 검은 눈동자와 입가에 언뜻언뜻 스치는 미묘한 변화로
그들의 감정을 읽어야 한다.


처음으로 많은 인디언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왜 난 사육사에 의해 길들여지는 맹수를 생각했을까...

콜럼버스가 처음 인도의 일부로 착각하여 인디오로 이름지었다는 인디언.
콜럼버스에게 발견되기 전엔 그 넓은 지역을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던 인디언.
그 인디언이 지금은 [보호구역]이라는 작은 틀 속에서 조용히 시간의 흐름을 응시하고 있다.

그들의 무표정한 눈길이 쫓는 것이
과거 용맹한 선조들의 흘러간 역사인지,
영광의 재현을 위한 미래의 시간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단지 고독한 우수만을 보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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