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교에서 바라본 [블타바강].

내가 참 좋아하는 음악 중의 하나인 스메타나몰다우강으로만 알았던 블타바강은 다뉴브강보다 크진 않았지만 아름답다.
빈이나 부다페스트 등 다른 도시의 강과는 달리 건축물과 호흡하는 도시친화적 느낌이 든다.
특히, 강변을 따라 접해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빽빽한 고층 아파트로 둘러진 한강보다 블타바강을 더 정취있게 만든다.

근데,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은 강과 경계가 없네...  하긴, 베네치아에서는 골목마다 보던 모습이지만. 

참.. 그러고 보니 카를교에서 빠트린게 있다.



카를교의 교각에서 본 조각상.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모습이다.  옆에다 석가여래상 하나 같이 세운다면 몰라도. 


환전을 좀 해야하는데, 영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체코에 도착하자마자 두번을 데이다보니 모든게 미덥지가 않다.
금전과 관계되는 부분은 특히 더해 아무데서나 환전하면 꼭 뭔가 피해를 볼거 같아 은행을 찾는데 은행이 보이질 않는다.
대신 길거리에 환전상이 엄청 많다. 하지만 선뜻 내키지가 않아 망설이는데, 한 곳 입구에 큼지막한 입간판이 보인다.

[COMMISSION  0 %]

- 저거 믿어도 되는거야?
> 얘들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직접 물어봐.

초이가 '수수료 없는게 맞느냐?' 고 물으니 그렇단다.  좀 찜찜하지만 없다는데야 믿을 수 밖에.   
100불을 코루나로 바꾼 초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 형.. 계산기 있지?  여기 환율로 100불이면 얼만지 한번 두드려봐.
> 왜?  안맞는거 같애?
- 좀 이상한거 같아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자기들이 고시한 환율에 비해 받은 돈이 좀 적다.
이유를 물어보니 커미션이 붙어 그렇단다.   커미션??  커미션이라니...???
너네 수수료 없다고 그랬잖느냐고 항의하니, 수수료 0 % 라고 크게 써놓은 입간판을 가리키며,
달러를 팔 때만 그렇고 달러를 살 때는 수수료를 받는단다.  입간판을 자세히 보니 0 % 밑에 
[For selling foreign currency] 라고 아주 조그맣게 적혀있다. 
그러니까 체코돈이 필요할 때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죽일 놈들...  관광객이 대부분 체코돈을 필요로 하지 여기서 달러 바꾸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나.
고작해야 쓰고남은 돈 정도겠지.  그럼 처음부터 설명을 해주던가. 
하여간 하나하나 맘에 안들어...

갑자기 옛 남대문 지하도 입구에 줄지어있던 암달러상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우리도 그 때 그 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숙소 입구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여행 후 처음으로 이쪽저쪽에 그간의 배낭여행 리포트를 보냈다.

숙소에 들어와 샤워를 하는데 중간에 갑자기 물이 차거워진다.  온몸이 비누거품인 상태에서 참으로 난감하다.
아침에도 그랬다. 머리를 감는데 비누칠을 하는 도중 물이 차가워져 혼났다. 초이도 같은 경험을 했단다.
여기서는 군대 스타일로 3분 안에 끝내야하는 모양이리며 초이와 둘이 웃었지만,
어쩌면 이게 체코의 현 경제수준인지도 모른다.


그래...  오늘 하루 우리가 겪고 느낀 이런 것들이 불과 30~40년 전 외국인들이 느꼈던 우리의 모습이리라.  
오늘 내가 짜증이 났다는건 그만큼 우리 팔자가 좋아졌다는얘기겠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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