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성을 나서 카를교를 향해 내려가는데 눈에 띄는 건물 하나.



기념품가게는 초연히 지나치더라도 이런건 절로 눈길이 간다.

육안으로 보면 문양이 되게 멋진데, 렌즈로는 좀 어두운가?? 
윗 부분만 다시 한번 당겨보자.



계단형 윤곽에 가볍게 준 곡선이 
전체적으로 직선인 건물에서 느껴질 수 있는 각지고 딱딱한 이미지를 웅장하게 승화시킨다.
그보다  세밀한 모자이크가 색채의 단조로움에도 참 화려한 느낌을 주는데,
중간중간 사람의 형상이 보이는걸로 미루어 여기에도 뭔가가 상징화되어 있는듯 하다. 
 

프라하성과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카를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다.
한강을 연결하는 수많은 다리에 비해 길이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짧지만,
그럼에도 강변 풍경 외에 다리에는 볼게 없는 단순한 한강의 다리에 비해 볼거리가 있다. 



다리 중간 중간 난간의 동상들은 14사도라고 한다.
체코는 國敎는 없지만 천주교가 오래동안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이런가 보다.

이걸 보면서 서울 한강의 다리도 테마별로 꾸미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를테면,
한강대교는 문학의 다리로 하여 이효석, 김영랑 등의 흉상과 더불어 작품을 소개하고
원효대교는 종교의 다리라 하여 원효대사와 김대건신부 등 한국의 역사적 종교지도자들을 소개하고
잠실대교는 과학의 다리로 최무선, 장영실, 우장춘 등을,
서강대교는 미술의 다리로 김홍도, 이중섭, 김기창 등을,
또 행주대교는 구국의 다리로, 올림픽대교는 체육의 다리로 하여
각 분야별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업적을 보여줄 수 있다면,
산책을 하면서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알릴 수 있는 좋은 문화코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해외연수 다니는 공무원들이 꼭 틀에 짜여진 세미나 나 포럼만 다닐게 아니라
이런 감성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카를교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형적인 옛 중세의 모습이다.

적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해 강을 건너는 다리 입구에 세워진 좁은 출입문.
많은 병력의 출입을 제어하는 효과를 염두에 뒀겠지.
입구의 높이도 말을 탄 병사가 창을 들었을 때의 높이를 생각했을거야.

카를교 다리와 입구에 펼쳐진 화가상들의 작품도 정취가 있어 보인다.
하기사 보는 사람 입장에서 정취고 낭만이지, 당사자들에게는 이런 표현은 한가한 사치일 뿐이리라.
추워죽겠는데 무슨 놈의 정취...


    

구시가지에서 카를교 방향으로 바라본 카를교 종탑.
어딘지 다소 균형이 안맞아 불안해 보이는데도, 오랜 세월 저렇게 버티고 있다는게 신기하다. 



종탑의 전면에는 변함없이 정교한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아치형 위의 방패 문양.
중세 유럽에서는 귀족가문이 가문을 상징하는 고유의 방패문양을 사용했다는데,
저 문양들도 그런 것들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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