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통합한 雪國
돌아다니기/2001 유럽배낭여행 2008. 6. 18. 01:42 |짧은 시간의 만남이지만 오스트리아인은 여지껏 본 유럽인 중 가장 소탈하고 순박한 느낌이 전해진다.
길을 물어도 참 친절하게 알려준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잘 가르쳐주지만 표정에서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
운좋게도 그런 사람들만 걸린건가...
또 나라 자체도 깨끗한 느낌을 주고, 시골풍경도 우리와 정취가 비슷하다.
오던 길을 되돌아 Wien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국회가 여의도에 울타리까지 쳐놓고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여기 국회는 저렇게 대로변에 있다. 그래도 할 일은 다 하겠지...

비엔나대학을 보는 순간 갑자기 옛 동숭동의 서울대학교가 생각났다.
왜 그랬을까...
Wien역에서 14:33분 기차를 타기 전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역내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열차시각까지 시간이 없어 조금 다급한 마음에 웨이트리스를 부르니, 다른 손님 서빙 중이니 기다리란다.
이런 곳이 유럽이다. 드라이함과 간결한 쿨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곳.
이제 아쉬움을 안고 헝가리로 향한다.
헝가리를 향해 달리는 기차의 차창 밖 풍경이 시간이 흘러 헝가리쪽으로 다가갈수록 하얘지는데,
쌓인 눈의 높이도 점점 달라진다. 계속 이어지는 밭에 눈이 점점 쌓이니 어느덧 雪國이 펼쳐지고 있다.
오랫만에 보는 雪景이다. 꾸준히 내리는 눈으로 차창 양 옆이 온통 하얗다.
몸은 나른한데 마음은 푸근해지며 머리 속이 맑아지는 이런 기분을 남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집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한달만에 훌쩍 떠나온 내 결단에 만족스런 미소가 번진다.
아울러, 그런 나의 행동을 군소리 한마디 안하고 지지해준 집사람에게도 고맙다.
서울의 우리집 가장은 지금쯤 출근을 하겠구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국경지대 역에 도착하니 군복을 입고 무장을 한 군인들이 왔다갔다 한다.
여지껏 역에서 군인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어쩐지 이상하다.
첩보영화의 한 장면 속에 우리가 끼어있는 듯한 스릴감을 맛보고 있는데
일군의 무장한 군인들이 올라오더니 여권검사를 하고 내린다.
그리고 열차가 출발을 하는데, 아까와는 다른 패션의 군인들이 또 여권 제시를 요구한다.
아까는 오스트리아 군인이고, 이번엔 헝가리 군인이다.
여지껏 국경을 넘나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사회주의 국가라 그런가...
암튼.. 야들 겁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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