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서점에 가면 꼭 한번은 기웃거리는 코너가 있다.

전에는 여행전문가가 여행지에 대한 책들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사진작가에 의한 사진여행기가 많이 나온다.
그러니 이제는 사진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여행서적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

사진작가의 서적中 글이 함께하는 서적을 자주 들여다보는 이유가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수많은 사물 중에서 어떤 느낌으로 피사체를 선정하고,
선택한 피사체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그 의미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런게 궁금하다.


이 책 저 책의 페이지를 뒤적이다 한권의 책을 집어들고는 한참을 서있었다.
그렇게 서서 시선을 고정한 채 20여분 남짓 페이지를 넘기다 들고나온 책.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보면 부럽다.
그 사람이 다방면에 빼어난 재능을 보일 때는 언뜻 얄밉기까지 하다.
그러다가 도저히 따라가거나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되면 비로소 그가 경이롭다.


서른이 되서야 처음 카메라를 손에 쥐었고,
서른한살에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는 여행사진가 신미식.

이 책을 보다가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가 1년전에 오픈했다는 갤러리카페가 궁금해졌다.



일요일 찾아간 용산 청파동 효창운동장 아래에 있는 [마다가스카르].




갤러리카페를 표방하듯 벽에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소에는 본인의 작품들을 게시하지만, 화랑을 빌려 개인전을 열 여유가 없는 작가들을 위해
전시공간으로도 빌려주는 모양이다.

카페에서는 보기드믄 긴 탁자가 이채롭다.




한쪽에는 15년동안 저자가 펴낸 10권의 사진여행기가 놓여있고,
그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의자도 배치했다.

마다가스카르에는 이렇게 책을 볼 수 있는 1인 공간이 몇군데 더 있다.






왠 가방??

우측에 붙은 문구는 이렇다. [스타일을 완성하는 고급 카메라가방].
내부를 들여다보니 카메라와 렌즈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파티션이 되어있다.
근데, 저건 다분히 여성스타일 아닌가...


주인장(?)은 EBS의 세계기행 4부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여 
28일 예정으로 이디오피아로 떠났다고 한다.

카페 직원에게 물었다.
- 여기 사장님.. 결혼 안하셨죠?
> 네.

뻘쭘한  표현이지만 책임감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미안해할 이유도 없고, 자주 집을 비우게 되는 소소한 구실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자유롭게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서른시절의 의식이 멋지다.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


책 표지에 있는 카피.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책을 보는 내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집사람도 그랬다.  여행가고 싶다고.

정말 괜한 사람 들쑤시는 惡書이며, 대책없이 즉흥적인 사람은 피해야할 禁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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