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도 대하 한번 먹으러 갑시다.

2주일전, 집사람이 제안을 했지만, 지난 주 고성에 다녀오느라 1주일 늦은 개천절에 길을 나섰다.

어디로 갈까??
대하는 남당리와 안면도라 하던데...

이왕이면 안가본 곳으로 가자는 집사람의 뜻에 따라 남당리로 방향을 잡았다.
또 전에도 대하는 남당리라는 숙부님들의 말씀도 기억이 나고.

연휴 첫날이라서인지 길이 많이 막힌다.
국도 뿐만이 아니라 서해안고속도로에도 차들이 많다. 

얼추 4시간반만에 도착한 남당리.
남당리 입구에 들어서자 차량행렬은 더욱 길게 장사진을 친다.
대하축제기간은 9월중순이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깃발과 플래카드 등이
뒤늦게 찾아온 외지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남당항에 못미처 마을 초입에 위치한 식당단지.



입구에 빈틈이 없는 주차장과는 달리 단지 입구에 마련된 가설무대 앞은 썰렁하다.
몇개 되지않는 의자에 그나마 빈자리가 많지만, 무대 위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온몸을 흔들며 열창을 한다.
귀에 익은 트로트가 그의 요란한 율동과는 달리 왜그리 안쓰럽게 들리는지...

그곳을 지나 더 깊숙히 들어가면 남당항이 나온다.



좁은 길에 차량진입이 힘들지만, 비비고 들어가니 여기 단지가 아까 초입보다 규모가 한결 크다.
그래서 이곳까지 들어가는 손님들을 잡기위해 아까 그 초입에서 풍악을 강하게 울린 모양이다. 

단지를 한바퀴 돌아보니 이렇게 보이는 모습이 식당의 전부가 아니다.



바다가 보이는 식당의 뒤편에는 이렇게 툇마루가 있다.
그러니까 윗 사진 길게 늘어선 식당의 가장 안쪽자리가 여기다. 



저 많은 식당들의 수조를 꽉꽉 채우고있는 대하들.
여기말고도 이 시기에 전국 왠만한 곳에서는 대하 파는 곳이 널렸을텐데,
도대체 이 많은 새우들은 어디 있다가 죄다 잡혀오는건지...
하긴... 전어도 마찬가지지.  전어뿐인가...

식당에서 먹을 경우 대하 1kg에 3만원이지만, 포장인 경우 2만5천원이다.
1kg면 28~30마리 정도가 되는데, 아까 남당리 초입 단지에서나 남당항에서나 가격은 똑같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가격담합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안그럴경우 생길 수 있는 현상을 생각하면
차라리 정찰제 동일가격이 나은거 같기도 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일일히 가격을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바가지썼다는 억울함도 없을테니까. 



인간이 참으로 잔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소금구이보다 껍질벗겨 생으로 먹는게 더 맛있긴한데, 사실 그것도 몬도가네 스타일이지...  




남당항에는 저런 어판장이 다수 보인다.



지금은 오로지 대하와 꽃게만 취급을 하는데, 다른 계절에는 무엇을 취급하는지... 그걸 물어보지 못했다.

대하와 꽃게를 주문하면 택배로 보내주는데, 택배는 어판장은 물론 식당에서도 모두 보내준다.
남당리의 식당은 단순히 먹기만하는 곳이 아니다.



꽃게는 1kg에 18000원.

그외 이곳의 장터에는 늙은호박과 호박고구마가 많다.
직경 25센티쯤 되는 늙은호박이 5천원. 우리는 만원이라는 40센티가 넘는 것을 7천원에 받아왔다.
집사람의 말에 의하면 엄청 싼거란다.


지나는 사람들의 손마다 스치로플 박스가 바리바리 들려있는 모습이 재밌다.
함께 오지못한 가족들을 생각해서겠지.

우리 역시 그들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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