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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5.23 암스테르담으로 출발 7
2001년 11월 16일 13시 55분.

나를 태우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떠나는 비행기의 이륙시간이다.

공항의 보안검사에서 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고 불리는 스위스산 다용도 칼이 걸린 것이다.
간단한 비상용 도구로만 생각하고, 화물칸에 들어간 배낭에 넣지않고 휴대를 한 게 잘못이었다.

이제와서 어쩌겠는가...
방법을 물어보니 보안검색요원이 봉투에 넣어 기내 승무원에게 전달할테니 도착지에서 승무원에게 받아 가란다.
도리가 없지 뭐...


기차나 고속버스, 혹은 비행기 등 장거리여행에서의  호기심은 옆자리의 동행이다.
내 옆에 누가 앉을까...  하는 것은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잠을 잘 것인지...  깨어 있을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좌석을 잡고보니 나는 복도.  내 옆은 초이(최경용)로 결정됐으니,
이제 나는 초이의 옆사람에 따라 안도하거나 부럽거나 할 것이다.

입구를 통해 들어와 좌석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이 극에 달하는 순간...

Oh~~~  your god ~~~~

아프리카 우간다 나 콩고의 추장 사모님 정도로 추정되는 빅마마가 초이의 곁에서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닌가.
위아래로 훑어보며 순간 떠오르는 의문점 - 의자 하나로 될까???

전염이라든가 전이현상이 꼭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는 것만은 아님을 초이의 얼굴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초이의 안색이 추장사모의 피부색에 동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장난기가 발동해 초이를 가리키며 추장사모에게 한마디 했다.
'Today is his birthday.' (이건 사실이다)

외국인들은 얼마나 감정표현이 적극적인가...   
특히 흑인들은 언어와 몸짓의 조합을 통한 표현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초이를 향해 쏟아붓기 시작하는 추장사모의 축하 메세지.
... 이러쿵 저러쿵... ... 어쩌구 저쩌구... ... 설왕설래... ...  횡설수설... ...  !$^&%*&)*&%^^%$%#$!#^%$&%*^(^ ....

ㅋㅋㅋ...   초이... 처음부터 욕봤다.


암스테르담 Schiphol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승무원에게 인천공항 보안요원이 맡겨놓은 봉투를 달라고 하니, 받은 게 없단다.
그러더니 공항의 짐 나오는 곳에서 찾아보란다.

baggage claim 에서 배낭을 먼저 찾은 후 한참을 기다려도 보관한 봉투가 안 나온다.
이미 빠질 화물은 다 빠져나가고, 계속 돌아가는 벨트에 다른 봉투가 하나 있어 집어보니 그 안에도 swiss knife 가 들어있다.
봉투의 이름을 보니 중국인인 거 같다.

아하~~~ 이 친구가 내 것을 가져갔구만...  내 꺼는 새 것인데, 이건 완전 구닥다리다.

KLM 항공사의 분실물 보관소를 찾아, 이러이러 해서 이러이러한 물건을 분실했다고 이의를 제기하니,
무지 커다란 목재 박스 (박스라기 보다 적재함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함)를 가리키며,
그럼 저 안에서 아무 거나 가져 가란다.

적재함을 열어보니 그 큰 상자 안에  swiss knife 만 하나 가득이다.  세상에...
이리저리 뒤적여도 신형은 없다.  할 수 없이 그중에 그래도 가장 나은 놈 두개를 들고 나왔다.


이렇게해서 시작부터 뭔가 하나를 흘리고 다닌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을 해야 할지...  초장에 액땜을 했다고 생각해야 할지...

어찌됐던, 첫 기착지인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고 생각하니 설레이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5주다.    


 

기내에서 내려다 본 고비사막.


 

줌을 이용해 조금 당겨보니, 사막의 일부가 마치 새의 부리형상을 하고 있다.

 


저 실핏줄처럼 보이는 것도 실은 엄청난 고도차가 있겠지...
윗부분은 마치 고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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