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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02 금오도 비렁길 어떻게 돌아야 하나
  2. 2021.05.31 비렁길에 대한 나의 오류

금오도 비렁길의 구간별 거리와 평균 소요시간은 이렇다.
1코스 : 함구미 ~ 두포 (5.0km, 2h)
2코스 : 두포 ~ 직포 (3.5km, 1h30m)
3코스 : 직포 ~ 학동 (3.5km, 2h)
4코스 : 학동 ~ 심포 (3.2km, 1h30m)
5코스 : 심포 ~ 장지 (3.3km, 1h30m)

비렁길 구간별 거리 합계는 18.5km이고, 소요시간 합계는 8시간 30분이지만, 이 수치엔 함정(?)이 있다.
위 코스별 거리와 시간은 각 코스의 시작지점 표지에서 종료지점 표지까지의 수치다.

문제는, 실제 돌아보니 앞 코스의 종료지점이 다음 코스의 시작지점이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2코스의 끝 표지는 위 사진 직포마을의 왼쪽 끝 지점에 있지만,

3코스의 시작 표지는 마을을 벗어나는 오른쪽 끝 지점에 있다.

그러니까 비렁길 전 구간을 완주할 경우,

1코스 시작지점에서 5코스 종료지점까지의 실제 거리는 18.5km가 아니라,

각 코스 사이의 마을을 가로지르는 거리만큼 더 늘어나고, 소요시간도 그만큼 증가하는데,

자료의 수치는 이 부분이 누락된 수치다.

실례로 자료상 1코스~ 3코스 거리의 합은 12km지만,

스마트워치 운동 앱에 기록된 1코스 시작점에서 학동마을 중심까지의 거리는 14.1km였다.

 


비렁길을 어떤 방식으로 도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 하루에 비렁길 전 구간 완주를 원할 경우

평균 소요시간에 중간 마을을 가로지르는 시간과 점심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10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평소 걷기에 익숙하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그리고, 유유자적하지 않는다면 9시간 이내로 충분하지만,

오전 일찍 서둘러야 하고, 그렇더라도 해가 짧은 계절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 좀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경우
이틀에 나눠 도는 게 좋은데, 이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숙소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동선이 가장 편리한 방법은

1일차 오후에 1~2코스를 돌고, 직포에서 1박후 2일차에 3~5코스를 마치는 것.

다른 지역의 보다 안락하고 운치있는 숙소를 택한 경우는

1~2코스를 마치고 직포에서 숙소로 돌아와 다음 날 다시 직포로 들어가 3~5코스를 마치는 것인데,

문제는, 금오도의 대중교통망이 제한적이라는 것.

버스노선이 세 개지만 운행 대수가 적고 마을별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데다,

평일에는 오후가 되면 버스운행이 조기 종료된다.
때문에 버스 이용이 어려울 경우 섬의 두 대뿐인 택시를 이용해야 하지만,

운행예약이 밀려 있으면 기다려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 일정에 여유가 없거나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특정 구간만 선택할 수 있다.

금오도에 오전에 들어와 오후에 나가는 당일 코스다.
이 경우 가장 선호하는 코스가 3코스. 다소 아쉬우면 4코스까지. 개인적으로는 1코스도 좋았다.
단체가 임대버스로 들어와 특정 지역에 일행을 내려놓고 약속된 지역에서 합류하여 돌아가는 당일 여행도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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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금오도를 찾는 이유는,
모두 다섯코스로 구성된 비렁길 때문이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름만으로는 섬의 벼랑을 따라 길이 나있다는 거고,

그만큼 걸으며 즐기는 바다와 섬의 경관이 좋다하여,
섬과 둘레길 마니아들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금오도 비렁길은 나에겐 다소 실망스럽다.
비렁길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비렁길에 대한 나의 이해에 오류가 있었던 듯하다.
내 뇌리에 스며든 비렁길의 모습은,

이렇게 해안과 절벽으로 접한 섬 중턱의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섬의 정취를 만끽하는 둘레길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의 비렁길은 아쉽게도 많지 않다.

비렁길 코스의 많은 부분은 산길 형태다.
이런 길을 걷노라면 기대했던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전혀 안 보이는 건 아니다.

비렁길을 걷노라면 중간중간 해안과 연결되기도 하고,

비렁길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 전망대를 다녀올 수도 있지만,
비렁길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늬앙스와 다녀온 분들의 소감을 종합하여 설정한 나의 과도한 기대치와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바다를 보며 걷는 코스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태안의 청사포수목원을 권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설정했던 이미지와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 비렁길은 굉장히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다만, 비렁길에 대해 나와 비슷한 기대와 실망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지 몰라 금오도를 찾을 분들의 판단을 돕기 위함인데, 이 또한 개인의 사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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