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월
보고 듣고 느끼고/영화겉핥기 2006. 3. 3. 11:44 |
파이어월(Fire wall)은 방화벽이다.
전산망에서 외부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한 접근방지 차단막을 뜻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은행 전산망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전문가이다.
그의 임무는, 은행 고객 계좌에서 전산을 이용한 불법 인출을 노리는 해커들이 고객계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고도의 전산 보안시스템으로 전산망을 강화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은행을 털려는 집단들과 지키려는 자의, 흔한 대결구도다.
단지 종전의 은행강도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직접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은행원들을 협박하여 돈을 강탈하는 것이 아니라,
보안책임자의 가족을 인질로 삼아, 보안책임자가 직접 전산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갱들의 계좌로 빼내게끔 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인질로 잡힌 해리슨포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개발한 전산 방어벽을 하나하나 뚫고 나가
갱들의 계좌로 예금을 인출하지만, 다시 어찌어찌 하여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갱들을 물리치고 돈을 원위치 시킨다는...
뻔한 미국식 영웅주의의 얘기다.
잔잔하게 남는 것도 없고, 여운을 되새겨 볼 것도 없는 영화.
하지만, 할리우드는 할리우드다.
뻔한 얘기를 가지고 시간내내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드는게 그들의 강점이다.
파이어월도 그렇게 만들었다.
또 하나, 이런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 - 해리슨 포드.
그의 표정연기는 늘 똑같은데도 독특하다.
특히, 그의 눈빛.
언제부턴가 그의 눈빛은 강렬함에서,
언뜻보면 애절하고, 어찌보면 어딘지 억울한듯 하면서도,
뭔가를 생각하면서 지키고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진 눈빛으로 변해 갔다.
그것은 강자의 자신만만한 눈빛이 아니라, 힘이 부치더라도 해보겠다는 약자의 염원과 의지가 담긴 눈빛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동정심을 느끼게 하면서도, 왠지 믿어야 할거 같은...
[도망자]에서도 그랬고, [인디아나존스], [식스데이 세븐나잇], 그리고 [에어포스 원]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영화 포스터의 메인카피는 이렇다.
[ 난공불락의 방어벽 1억불을 건 죽음의 대결 ], [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숨막히는 액션이 온다! ]
그런데, 난공불락이 아니다. 자기가 만든거니까.
심장이 터질 정도의 숨막히는 긴장은 아니고...
재미는 있다.
하지만, 극장까지 가서 볼 필요는 없고, 특별한 일이 없는 연휴에 비디오로 보면 재밌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