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절친한 오랜 친구인 이광호에게서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몇 해 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님을 아버님이 돌보고 계셨는데, 아버님이 먼저 세상을 뜨시다니..

중학시절부터 집에 드나들며 뵙고 명절 때면 인사를 드렸던 아버님이라

보통 동창들의 부친상과는 소회가 다를 수 밖에 없어 부의를 어찌 해야 하나 생각하며 빈소를 찾았는데,

입구에서 적잖게 당황했다.

 

사실 고인의 유지가 있더라도 4형제가 의견을 합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중에 술을 한잔 사든가, 아님, 잘 묵혀뒀다가 홍영이 장가갈 때 엎어 칠게~" 라는 내 말을 받아친

광호의 익살, "잊지 마라~"

 

어릴 적 미소띤 얼굴로 아들 친구를 반갑게 맞아주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당신뿐 아니라 자식의 지인까지 편안하게 배려하며 떠나신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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