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의 계절이 간다
뻔한? fun한!!/이것저것 滿知多 2011. 9. 20. 01:27 |하루 사이에 갑자기 날이 서늘해졌다.
날이 서늘해진다는건 내겐 단순히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닌, 빙수의 계절이 간다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빙과류를 좋아하는 나는 특히 빙수狂이다.
(근데, 사실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것도 이상하다. 입맛과 기호에 나이가 왜 개입되는건지...)
어찌됐든, 나를 오래 안 사람들은 내가 빙수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걸 안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먼저 내게 빙수 이야기를 한다.
역시 빙수 마니아인 딸아이의 말에 의하면, 자기는 원래 빙수를 잘 몰랐단다.
그런데, 아빠가 빙수 먹는 걸 보며 따라 먹다보니 어느 순간 자기도 빙수 맛에 빠졌다고.
그래서 지난 방학 때 들어와 있을 때도 툭하면 나보다 먼저 "아빠~ 빙수?" 하거나,
어디서 빙수를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더라고 팁을 주거나, 길 가다가도 빙수를 보면 내게 은밀한
눈길을 보낼 정도가 됐다. 가족 중에 취향과 기호가 같은 구성원이 있다는건 행복의 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지난 여름에도 많은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빙수를 참 많이도 먹었다.
요즘은 커피빙수, 과일빙수, 요거트빙수, 녹차빙수, 과일빙수 등 빙수의 종류도 엄청 버라이어티해졌는데,
내게 빙수는 역시 오리지날 팥빙수만한게 없다.
금년에 접한 빙수 중 기억에 남는 빙수들..
하루는 엄마와 외출을 하고 온 딸아이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거 처럼 내게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얘기한다.
"아빠~ 아티제 빙수 최고야!!" 그리고 결국은 청계천 초입 광교에 위치한 아티제를 찾았다.
가운데 왼쪽, 빙수狂인 내가 인정한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빙수!
아티제 빙수는 혀에 와닿는 갈아놓은 얼음의 촉감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얼음의 차고 날카로운 느낌이 전혀 들지않으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솜사탕같다.
아니, 솜사탕보다도 더 부드러운데, 이런 느낌이 얼음을 깎는 어느 과정에서 생성되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과하게 달지도 않다. 궁금한건, 아티제 다른 지점에서도 같은 느낌과 맛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
상단 왼쪽 커핀 그루나루 빙수는 사진과 같이 팥이 모찌같이 뭉쳐 나오고, 모찌도 함께 나오는데,
저거 한 그릇을 혼자 먹으면 간단한 요기가 될 정도다. 게다가 멜론이 후식 역할을 하여
약간 출출함을 느낄 때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이식으로도 적합할 정도.
상단 오른쪽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카페의 빙수인데, 모양은 그럴 듯 하지만,
빙수로서의 맛은 별로. 불필요한 토핑이 많이 들어가 빙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하단 가운데 서판교 쉬즈파이 빙수의 특징은 가게 현장에서 국산 팥을 직접 쪄서 사용한다는거.
팥은 절대 믿을만 하다는 얘기다.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다소 텁텁한 느낌으로 개운치가 않다.
빙수를 먹을 때 짜증나는 경우가 있다. 바로 하단 왼쪽의 경우.
비비다보면 그릇 밖으로 흘리게 돼 아주 곤혹스럽다. 좀 넉넉한 그릇에 주면 안되나..
그런 기준에서는 상단 가운데 용기가 제격이다. 테이크 어반 빙수도 저런 용기를 사용한다.
아~ 테이크 어반 빙수도 아티제 못지 않게 빙질이 좋고 맛 있었는데, 이상하게 금년엔 작년같지가 않다.
아쉬운건, 빙수 값이 만만치 않다는거.
작년만 하더라도 7000원 수준이던 빙수 값이 금년에는 만원이 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시내 중심이나 인지도 높은 번화가가 아닌 상도동에서도 15000원 빙수가 등장할 정도다.
이 정도면 반찬 10여종 이상 나오는 한정식 값 이상이고, 삼겹살 이인분이다.
디 쵸콜릿 같은 경우, 11800원하더니 빙수의 질을 좀 낮추면서 만원 이하로 가격을 다운시키기도 했다.
빙수의 가격이 비싼 이유가 뭔지...
얼음과 팥의 기본에 연유, 아이스크림, 그리고 몇 가지 토핑. 고가의 가격이 어디서 부가되는지 모르겠다.
뭐.. 그렇더라도 빙수의 계절이 가는게 아쉽다.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어디서 한번은 더 맛을 봐야하는데..
그걸 놓치면 이제 한참을 기다려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얼음을 소재로 한 빙수라 해서 입이 시릴 정도로 너무 차면 안된다.
그리고, 입 속에서 얼음 특유의 날카로운 느낌이 들 정도로 제빙이 고르지 못해도 문제다.
과다한 연유 시럽 등으로 너무 달면 빙수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없고,
과도한 토핑은 오히려 텁텁한 미각으로 인해 얼음의 시원한 맛이 상쇄된다.
내가 정의하는 최고의 빙수는
먹기 편한 용기에 담겨 나오는 시원하면서 개운한 뒷 맛을 느낄 수 있는 빙수다.
그런 기준에서 2011년 내가 맛 본 최고의 빙수는 아티제 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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