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 맘먹기 나름
보고 듣고 느끼고/이런생각 저런느낌 2010. 6. 9. 23:47 |아주 오래 전, 20대 후반에 들었던 강연이 생각난다.
적극적 사고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당시 강사가 몇가지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풀어나갔다.
- 여기 과일이 다섯 개 있습니다. 맛있는 과일부터 먹겠습니까, 맛없는 과일부터 먹겠습니까?
그 강사가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한건 맛있는 과일부터 먹는거였다.
맛 있는 것부터 먹는 사람은, 항상 남아있는 것 중 맛 있는걸 골라 먹게 되니 늘 맛있다는 생각으로 과일을 먹게 되지만,
맛 없는 것부터 먹는 사람은, 늘 맛 없는걸 고르게 되니 맛 없는 것만 먹게 된다는거다.
요는, 전자는 항상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지만, 후자는 늘 부정적인 요소를 보게된다는 것.
또 하나의 질문은, 컵에 물이 반만 있을 때, 반 밖에 안남았다고 보느냐, 반이나 남았다고 보느냐 인데,
이 역시 반 밖에 안남았다는 생각은 소극적인 생각이고,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건 적극적인 사고라는거다.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늘 밝고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게 강의의 요지였다.
그때는 그 말이 참 멋있게 들렸다. '맞아~ 모든건 생각하기 나름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자.'
그런데, 과연 그럴까??
모든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걸 살면서 느끼게 된다. 이런걸 삶의 경륜이라고 하나보다.
(내가 경륜이 있다는건 아니고...). 원통은 위에서 보면 원이지만, 정면에서 보면 곡면의 사각형인 것 처럼.
앞에 언급한 강사가 던진 예화를 뒤집어보자.
맛 있는 것부터 먹는 사람은 계속 맛있다는 생각으로 먹게 된다는 것은, 정신을 그렇게 세뇌시키는 것일 뿐,
사실은 남아있는 것 중에서 맛있는걸 먹는 것이다. 미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에 먹은거에 비해
점점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남아있는걸 보면서 '저건 더 맛이 없을텐데..' 하며 점점 먹기가
싫어지지 않을까? 반대로, 맛 없는걸 먼저 먹는 사람은 먹을수록 점점 좋은 맛을 느끼며 자꾸 먹고싶어질테고.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쫒을 것인가,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볼 것인가?
같은 사례를 이렇게 풀어도 훌륭한 예시가 된다. 물론, 아끼다 똥 된다는 우리 속담도 있으니,
실제로 뭘 먼저 먹느냐는 각자가 상황에 따라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반잔의 물컵도 그렇다.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게 긍정적인 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늦다고 볼 수도 있고,
반대로, 반 밖에 안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매사 사전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학창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준비 하는걸 보면 각기 공부하는 순서가 다르다.
어려운 과목이나 범위가 많은 과목을 먼저 손대는 학생이 있는 반면, 쉬운 과목이나 범위가 적은 과목부터
끝내버리는 학생도 있다. 각자의 공부 스타일에 따라 다를 뿐, 어떤게 바람직한 방법이라 판단하긴 힘들다.
물건을 살 때도 사람마다 구매기준이 다르다.
브랜드를 우선하는 사람이 있고, 실용성에 우선하는 사람이 있다.
한 벌을 입더라고 고급 옷을 아껴 입는 사람이 있으면, 같은 가격으로 여러 벌을 구입해 다양하게 입는 사람도 있다.
열가지 장점이 있다면 한두가지 단점은 묵인하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자기가 불편한 단점 하나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건 사람을 기용할 때도 그렇다.
사람의 장점을 보고 쓰는 사람도 있지만, 단점을 보고 배제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끔 이런 말들을 한다. "도대체 왜 저럴까..? 정말 이해가 안되네..."
나의 기준으로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을 보면 이해가 안되는게 사람이다.
역지사지라고 굳이 이해가 안되는걸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모든 사고나 행동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꼬맹이도 그렇더라.
금과옥조라고 다 좋고 올바른건 아니다. 모든건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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