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가족여행 일정 중 이제 마지막 하루의 여행기만 남았다.
조금의 여백을 남긴다는 기분으로 여행기를 하루 쉬고, 오늘은 일상에 대한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I.T 제품에 대한 지름신이 강림하셨다.
그리고 여지껏 지름신의 강림을 강하게 거부하던 저항정신을 접고, 이번엔 지름신의 온순한 양이 되었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잖은가.  그토록 버텼으니 이제 넘어갈 때도 됐다.

그래서 일주일간 2종의 신제품이 내 곁을 새로이 찾았는데, 그 중에 하나를 먼저 소개한다.


2005년 10월에 구입하여 근 3년간 내가 늘 몸에 지니고 다니던 파나소닉의 루믹스 FX 9.

작년 여름휴가때 우포늪에서 미끄러지면서 경통이 휘어 교체를 검토하다 수리를 안할 경우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거금(?) 88,000원을 들여 수리하여 계속 사용하던 것인데, 저한테 돈 들인걸 고맙게 생각했는지 
수리 후 아무 탈 없이 충실히 제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렇게 충실히 내 곁을 지켜준 이 녀석에게 가끔 아쉬운게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화각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ISO 감도에 대한 것.
물론 35mm 화각과 ISO 400 이 가끔 약간의 아쉬움은 느끼더라도 큰 불만은 없었는데,
쏟아지는 신제품의 광각과 고감도 스펙을 접하면서 어쩔 수 없는 뽐뿌를 받고야 말았다.

결국 두달여의 번민 끝에 질러댄 것.



잠자던 숲속의 공주처럼 요 안에서 자기를 찾아줄 주인을 기다리던 녀석은 개봉을 하자
알라딘 마술램프의 종과 같이 거대하진 않지만 아담한 자신을 드러냈다.
  



역시 파나소닉의 루믹스 FX 520.
간단한 스펙은 25mm 광각에 ISO 1600~6400.  3인치 LCD.  그리고 수동기능이 된다는 것. 
3인치 LCD 이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FX 9 에 비해 크기가 약간 크지만, 주머니에 넣고 다닐만은 하다.

내가 계속 루믹스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3년간 사용한 FX 9 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이미 기능에 익숙한 브랜드가 사용하기 편할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럼 내가 뽐뿌를 받고 그토록 거부하던 지름신을 받아들인 명분으로 삼은 화각과 ISO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비교를 해서 만족감을 느껴야 스스로 당위성이 생길거 아닌가.    


그래서 먼저 비교해본 화각.




좌측 건물의 모서리 끝을 기준으로 잡은 샷.
두 카메라가 잡아주는 좌우폭 차이를 눈으로 비교하기 쉽게 FX 9 의 우측끝인 도로표지판이
FX 520 이 잡은 화면의 도로표지판과 수직선상에 일치하도록 리사이즈 해봤다.  결국 남은 만큼의 차이. 
FX 520 은 바로 앞에 있는 건물과 골목까지 잡아준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이번엔 중앙의 전광판을 기준으로 좌우폭 비교. 

이렇게 비교를 하니 35mm와 25mm 화각의 차이는 확실히 컸다. 
 

다음은 감도 비교.



화이트밸런스와 ISO 모두 AUTO로 촬영한 것.

왼쪽이 FX 9, 오른쪽이 FX 520.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딱히 낫다고 말하긴 그렇다.



    
왼쪽은 FX 9 의 ISO 최대치인 400, 오른쪽은 FX 520 의 일반적 최대치인 ISO 1600 을 반영한 샷.
FX 520 이 밝기는 하지만 노이즈가 있어 밝다는 것으로 의미를 찾아야할듯.


그래도 화각이 시원스러운게 제일 만족스럽다.  앞으로 잘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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