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이 졸업공연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09. 6. 5. 03:35 |근 한달 이상을 끙끙 앓아가며 준비해온 졸업공연.
지연이가 연출한 작품이 6/5~6/7일 3일간 공연된다.
어제는 정식공연을 하루 앞두고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초청자를 대상으로한 시연이 있었다.
그러니까 영화로 말하자면 시사회가 되겠다.
최근 삼사일은 막바지 준비로 집에도 못들어온 지연이.
나도 며칠만에 얼굴을 보게 된다.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중앙대학교 공연영상 예술원.
이 안이 겉보기보다는 무척이나 넓다.
3,4학년의 경우 실기수업은 대부분 이곳에서 이루어지는데,
그러다보니 어떤 날은 하루에 흑석동 캠퍼스와 대학로를 몇번을 왔다갔다 하는 모양이다.
작년 미국에 어학연수중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소설.
무대에 올려보고싶다는 필이 꽂혀 뉴욕에서 무작정 마이애미까지 찾아가 저자의 승낙을 받아온 작품이다.
한국에 소개도 안된 소설이다보니 번역까지 스스로 했다.
공연장 벽면에 중앙대 연극과에서 공연한 작품들의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연극중에 사진촬영이 배우들에게 지장을 줄지몰라 마지막 장면만 담았다.
딱 한번의 동성애로 에이즈에 걸린 에이즈환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소재와 주제가 너무 어두운 내용이라 좀 어둡고 지루하지않을까 걱정했는데,
우려했던 것 보다는 2시간이 그리 지루하지않게 지나갔다.
지연이로 인해 집사람과 나의 연극관람하는 관점이 달라졌다.
전에는 줄거리와 배우의 연기에 집중했다면, 지연이가 연출을 하면서부터
연극의 내용보다 전체적인 연극의 틀을 보려 애쓴다.
괜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방법 등 연출의도를 찾으려하고,
이야기의 흐름보다 장면과 무대의 전환 등에 더 관심이 간다.
공연장 옆에 있는 무대조립장.
이곳에서 자기들끼리 목재를 놓고 톱질하고 망치질하면서 연극의 컨셉에 맞는 무대를 직접 만든다.
여러가지 공구들이 즐비한 모습을 들러보니, 참 애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며칠씩 집에 들어오질 못하지...
말 그대로 한국에서 초연.
그러니 참고할 자료도 없다.
소설을 어떤 식으로 각색할 것인지,
무대를 어떤 식으로 꾸미며, 음향이나 조명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배우를 어떻게 활용하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전할 것인지...
물론 준비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연출자로서 기본적인 구상을 하느라 작년 겨울부터 좁은 방에 틀여박혀 밤을 지샌 지연이.
전체적인 틀이 저 작은 머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니 대견하다는 마음에 공연이 끝나고
애썼다는 말, 그리고 초연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안아주었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내가 느낀 점에 대해 함께 feed-back.
지연아~~ 수고했어...
삼일간 공연 잘 마무리해서 대학생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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