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님이 선배님 집주소를 알아봐줄 수 없느냐고 물어보던대요."

몇달 전 같은 직장에 있던 후배가 전화를 해 알려준다.     
"왠일인지 모르겠어요."

왠일은 무슨 왠일...  뻔히 보이는구만.
2001년에 회사를 나온 뒤 한번도 서로 연락이 없던 사람이다.
그만큼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않았던 관계다.  그저 같은 회사에서 알고지내던 정도.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내 주변사람에게 내 연락처를 묻더란다.  전화번호도 아닌 집주소를.

그리고 보름쯤 지났을까...  집으로 한통의 청첩장이 날아들었다.


엊그제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말 그대로 오랫만이다.  마지막 목소리 들은지 한 4년 됐을까.. 
날짜 시간  장소 다 명기된, 역시 말 그대로 문자청첩이다.
그런데 왜 굳이 주소가 또 필요한지 모르겠다.
내가 가고자하면 이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찾아갈텐데 형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오히려 이런 문자 후에 전화를 넣어주는게 훨씬 반갑고 좋을거 같은데.


집사람이 오래 전부터 아이들의 결혼에 대해 내게 한 이야기가 있다.
지연이는 딸이기 때문에 우리 맘대로 할 수 없겠지만,
재원이 결혼만큼은 청첩장도 돌리지않고 축의금도 받지않고 치르고싶다고.

내가 유일하게 주례를 선 결혼식때 신랑 신부 양쪽에서 가족과 친구 포함 50명씩만 선별초대하여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단란하게 치렀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단다.

우리 아이들 결혼식 때도 무분별하게 청첩장을 살포(?)하여 괜히 여러사람들 고민하게 하지말고,
정말 평소 아이들도 잘 알고  또 우리 아이들에게 정을 느끼는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하여
축의금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진심어린 축복을 받는 그런 자리로 만들고 싶단다.

그러면서 내게 묻는다.  "당신도 괜찮지??  왜?  본전생각 날거 같아??"
그러면서 아이의 결혼을 상품화하고 싶지않단다.
 
가까운 친구에게 그 말을 전하니 웃으며 그런다.
"당연히 본전생각 나지...  그동안 뿌린 돈이 얼말텐데..."

그럼 그나마 본전을 줄이는 방법이 뭐야??
여지껏은 무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치고, 앞으로라도 일체의 결혼식에 불참을 할까... ^&^~~

사실 요즘 결혼이라는 의식이 너무 상업적이지않나 싶을 때가 있다.
결혼식의 절차도 물론 그렇지만, 청첩을 하는 과정이나 받는 입장도 그렇다.
받았으니 돌려야하고, 왔으니 가봐야하고, 또 결혼식 장소에 따라 금액이 신경쓰이고,
무엇보다 현재 나의 경제적 여건보다 사회적 추세, 남들과의 비교, 또 내가 받았던 축의금액을 신경써야한다.
그중에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건, 축의금 액수에 따라 전하는 마음과 정의 무게가 평가받는거같은 느낌.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정말 축하해주고 싶은 자리에 차마 얼굴을 못내미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아이들을 꼭 보고싶어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진정한  축복을 받고싶은게 집사람의 마음이다.     


근데, 집사람의 말 중에 궁금한 대목...
그런건 신랑측 의견이 절대적인가??   그렇다면 그것도 이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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