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받기 그리고 대우하기
내 삶의 현장/casamio 2009. 1. 9. 01:45 |* 대우받는 기쁨
까사미오에서 카운터를 지키고있다보면 가끔 진귀한(?)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그때마다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야릇한 풍경을 상상한다면 실망이 클까 두렵다.
손님들이 계산을 위해 카드를 내밀면, 카드결제후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란 인사와 함께
나이에 관계없이 두손으로 카드를 건네주며 정중히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나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내 가게를 찾아준 고마운 고객이니까.
그런데, 내가 예상치 못했던 모습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그것은, 손님들이 덩달아 두손으로 카드를 받으며 "잘 먹었습니다." 라며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는거다.
나야 모시는 입장이니 그리하는게 당연하지만, 덩달아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집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웃으며 말했다.
"나는 모르겠는데 남들이 볼 때는 내가 나이가 들어보이는가봐.. 젊은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30~40대 까지 오히려 공손하게 대하는걸 보면.."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떠나 연배가 위인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고 보기가 좋다.
** 대우하는 즐거움
엊그제 손님이 없어 한가한 때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남자분이 혼자 까사미오에 들어오셨다.
주문을 받은 직원에 의하면 안주는 없이 와인 한병을 주문하시면서 마시다 남은건 보관을 요구하신단다.
보관은 안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막무가내로 요구를 하신다고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안주주문없이 보관한걸 두세번에 걸쳐 혼자 오셔서 드신다고 하니 직원이 좀 황당했나보다.
더구나 얼마 전부터 와인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직접 반영하지않는 대신 안주를 시키지않는 경우에는
테이블차지를 받고 있는데, 보관을 시킬 경우 그때마다 테이블차지를 받아야 하는지도 고민거리다.
테이블에 계신 분을 건너다보니 적어도 60대 후반은 되어 보이신다.
주인이 있으면서 젊은 직원을 다시 보내는게 예의가 아닌거 같아 내가 직접 다가갔다.
- 선생님 뭐 필요하신게 있으십니까?
> 아.. 내가 바로 옆에 오피스텔에 사는데, 여태까지 강남역 옆 지하에 있는 와인바를 다녔는데,
너무 멀어 다리가 아파서 가기가 힘들어. 근데 여기 이런게 있는줄 몰랐네.
그런데 내가 한번에 한병을 다 못마시니까 몇잔 마시고 키핑을 할께.
-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드시던걸 보관하지 않습니다. 남은 것은 가져가셔도 되는데요.
> 집에서 혼자 무슨 재미로 와인을 마셔.. 그냥 보관해줘..
- 그래도 아시다시피 와인은 며칠 지나면 맛이 변하지않습니까..
저희가 보관을 하지않는 이유도 보관상의 문제도 있어 나중에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고요.
또, 저희 가게는 안주주문이 없을 시 테이블차지응 부과합니다만...
> 맛 변하기 전에 올께... 그리고 배불러서 오는데 안주를 어떻게 또 먹어...
- 선생님 말씀은 알겠습니다만, ...
> 그냥 노인네가 와서 먹는거니까 그렇게 해줘.
참 난감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좀 외람된 표현이지만 마치 아이가 보채는 모습이랄까.
- 알겠습니다. 어르신 말씀대로 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금요일이나 토요일 손님들이 많은 경우 자리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알았어.. 주말에는 안올께.
기본안주를 드리니 금방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그리고 불과 20분이나 됐을까... 금방 일어나 나가신다.
- 아니... 어르신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나세요? 좀더 계시다 가시죠.
> 아니야. 빨리 한잔 마시고 가야지. 자주 올텐데 뭘...
- 저.. 보관할 때 존함을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 그냥 이회장이라고 해. 근데, 존함이 어떻게 되시나?
- 네.. 저는 [이]자 [상]자 [범]자 쓰고 있습니다.
> 아~~ 이사장... 나랑 종씨네...
노인이 나가신 후 몇가지가 긍금했다.
저 분은 가족이 어떻게 되실까?
지금 혼자 사시는건가?
저 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실까?
어떻게 혼자 여기까지 찾아오시게 된걸까??
저 분은 무슨 생각을 하시면서 혼자 와인을 드실까??
강남역까지 가는게 힘들어서 여기를 찾아오게 됐다는 말씀을 생각하니 절로 엷은 웃음이 나왔다.
그래... 저 정도 연세에 그 정도 대우마저 받지 못한다면 사는게 너무 재미가 없지않겠나.
한 시대를 지키신 분들이 어디서든 그 정도의 혜택(?)는 누려도 되는게 아니겠는가.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뭔가 아쉬운게 많을 지도 모르는데.
근데, 나도 그 분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요구할 수 있을까??
왠지 난 그러지 못할거 같다. 난 너무 소심한가봐...^^
참.. 나가시면서, "여기 참 조용하고 좋네... 다른데 가면 시끄러워서 말이야..." 하시던데,
주말에 젊은 사람들이 담배연기 뿜어가며 북적일 때, 혹은 단체손님들로 소란스러울 때 오시면 어쩐다냐...
까사미오에서 카운터를 지키고있다보면 가끔 진귀한(?)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그때마다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야릇한 풍경을 상상한다면 실망이 클까 두렵다.
손님들이 계산을 위해 카드를 내밀면, 카드결제후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란 인사와 함께
나이에 관계없이 두손으로 카드를 건네주며 정중히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나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내 가게를 찾아준 고마운 고객이니까.
그런데, 내가 예상치 못했던 모습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그것은, 손님들이 덩달아 두손으로 카드를 받으며 "잘 먹었습니다." 라며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는거다.
나야 모시는 입장이니 그리하는게 당연하지만, 덩달아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집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웃으며 말했다.
"나는 모르겠는데 남들이 볼 때는 내가 나이가 들어보이는가봐.. 젊은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30~40대 까지 오히려 공손하게 대하는걸 보면.."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떠나 연배가 위인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고 보기가 좋다.
** 대우하는 즐거움
엊그제 손님이 없어 한가한 때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남자분이 혼자 까사미오에 들어오셨다.
주문을 받은 직원에 의하면 안주는 없이 와인 한병을 주문하시면서 마시다 남은건 보관을 요구하신단다.
보관은 안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막무가내로 요구를 하신다고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안주주문없이 보관한걸 두세번에 걸쳐 혼자 오셔서 드신다고 하니 직원이 좀 황당했나보다.
더구나 얼마 전부터 와인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직접 반영하지않는 대신 안주를 시키지않는 경우에는
테이블차지를 받고 있는데, 보관을 시킬 경우 그때마다 테이블차지를 받아야 하는지도 고민거리다.
테이블에 계신 분을 건너다보니 적어도 60대 후반은 되어 보이신다.
주인이 있으면서 젊은 직원을 다시 보내는게 예의가 아닌거 같아 내가 직접 다가갔다.
- 선생님 뭐 필요하신게 있으십니까?
> 아.. 내가 바로 옆에 오피스텔에 사는데, 여태까지 강남역 옆 지하에 있는 와인바를 다녔는데,
너무 멀어 다리가 아파서 가기가 힘들어. 근데 여기 이런게 있는줄 몰랐네.
그런데 내가 한번에 한병을 다 못마시니까 몇잔 마시고 키핑을 할께.
-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드시던걸 보관하지 않습니다. 남은 것은 가져가셔도 되는데요.
> 집에서 혼자 무슨 재미로 와인을 마셔.. 그냥 보관해줘..
- 그래도 아시다시피 와인은 며칠 지나면 맛이 변하지않습니까..
저희가 보관을 하지않는 이유도 보관상의 문제도 있어 나중에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고요.
또, 저희 가게는 안주주문이 없을 시 테이블차지응 부과합니다만...
> 맛 변하기 전에 올께... 그리고 배불러서 오는데 안주를 어떻게 또 먹어...
- 선생님 말씀은 알겠습니다만, ...
> 그냥 노인네가 와서 먹는거니까 그렇게 해줘.
참 난감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좀 외람된 표현이지만 마치 아이가 보채는 모습이랄까.
- 알겠습니다. 어르신 말씀대로 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금요일이나 토요일 손님들이 많은 경우 자리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알았어.. 주말에는 안올께.
기본안주를 드리니 금방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그리고 불과 20분이나 됐을까... 금방 일어나 나가신다.
- 아니... 어르신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나세요? 좀더 계시다 가시죠.
> 아니야. 빨리 한잔 마시고 가야지. 자주 올텐데 뭘...
- 저.. 보관할 때 존함을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 그냥 이회장이라고 해. 근데, 존함이 어떻게 되시나?
- 네.. 저는 [이]자 [상]자 [범]자 쓰고 있습니다.
> 아~~ 이사장... 나랑 종씨네...
노인이 나가신 후 몇가지가 긍금했다.
저 분은 가족이 어떻게 되실까?
지금 혼자 사시는건가?
저 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실까?
어떻게 혼자 여기까지 찾아오시게 된걸까??
저 분은 무슨 생각을 하시면서 혼자 와인을 드실까??
강남역까지 가는게 힘들어서 여기를 찾아오게 됐다는 말씀을 생각하니 절로 엷은 웃음이 나왔다.
그래... 저 정도 연세에 그 정도 대우마저 받지 못한다면 사는게 너무 재미가 없지않겠나.
한 시대를 지키신 분들이 어디서든 그 정도의 혜택(?)는 누려도 되는게 아니겠는가.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뭔가 아쉬운게 많을 지도 모르는데.
근데, 나도 그 분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요구할 수 있을까??
왠지 난 그러지 못할거 같다. 난 너무 소심한가봐...^^
참.. 나가시면서, "여기 참 조용하고 좋네... 다른데 가면 시끄러워서 말이야..." 하시던데,
주말에 젊은 사람들이 담배연기 뿜어가며 북적일 때, 혹은 단체손님들로 소란스러울 때 오시면 어쩐다냐...
'내 삶의 현장 > casam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출이 많아서 애매해지는 경우 (0) | 2009.01.23 |
---|---|
아쉬웠던 희정님의 까사미오 방문 (0) | 2009.01.19 |
서비스업을 하겠다고?? 먼저 부귀영화를 버려라. (2) | 2009.01.07 |
까사미오의 희망과 우려 (0) | 2008.12.30 |
이런 상황이 도움이 될라나...??? (0) | 2008.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