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兄 요즘 형편이 많이 궁한가봐...  밤좀 사드려야겠네."




며칠 전 [사소한 것에서 성격이 보인다?]는 글에 올렸던 삶은 밤을 파먹은 사진을 보고
전화를 했던 해탈이가 어제 오전에 밤 한상자를 들고 집으로 찾아왔다.

우스운 것으로 단순하게 보고 넘길 수도 있는 사진을
해탈이는 머리 속에 기억했던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애틋하게 챙겨주는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이 밤상자를 받으며 나는
"이게 뭐야..??"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밤이라는걸 빤히 알고
왜 가져왔는지를 빤히 알면서도
고맙다는 표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해탈이는 내 마음을 알겠지...


내가 어리굴젓을 좋아하는걸 알고 까사미오에 들러 특산지의 어리굴젓을 맡겨놓고 가기도 하고,
택배로 멜론 등을 보내는 그에게 내가 해준건 뭐가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다.
그러니 더 고맙고 더 미안할 밖에.


이제 중학교 1학년인 딸 채린이의 주례는 무조건 나에게 맡길거라는 얘기를 듣고
"야 이녀석아... 채린이 시집갈 때면 내 나이가 70이다." 라고 하자,
"그러니까 형.. 노인네 티나지않게 건강관리 잘 하시라고..." 하며 받아치는 해탈.
딸래미가진 주제에 주례를 지 맘대로 하나..  
하긴 얼마전 딸 시집보낸 형수도 우리 동창을 주례로 세우긴 했더라만... 

해탈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니 애인인줄 알겠다...ㅋㅋ... 
참.. 밤 진짜 좋더라. 크기도 하고 알차고 맛도 있고..
생밤으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먹어도 맛있더만.^^


그리고, 꼬맹아~~
지금 네 사진 찍는거 아니거든...  그리고 그거 니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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