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지기 절친한 친구 박중환이 이사 승진을 했다.

일찍 아버님을 여의고,
학창시절부터 홀어머님을 모시고 우리 친구들에 비해 비교적 어려운 여건에서 공부를 했던 친구이기에,
늘 마음 속으로 사회에서 잘 되기를 가장 바랬던 친구였는데,
이 친구가 지난 11월 18일날 (주)삼미의 이사로 승진을 한 것이다. 

월초 박중환, 배기홍과  같이 대학써클 동기 송년모임 일정에 대해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안그래도 얼굴 본지가 오래되어, 송년모임을 위한 준비위원회 소모임을 갖자는 명분으로
유지설, 박중환, 배기홍,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만났다. 

우리가 만난 날이 11월 17일.  지금 생각하니 이 친구가 이사로 승진한 바로 전날이었다.


샤브미에서 1차를 먹고, 2차 단란주점엘 가서 모처럼 지난 노래들을 흥겹게 불러 제꼈다.
17일 밤 10시가 조금 넘어 벌어진 2차는 다음 날 새벽 2시쯤 까지 이어졌는데,
12시가 넘으면서부터 이상하게도 이 친구가 넌지시 귀가를 독촉했었다.

그때는 그냥 아침에 출근하는게 걱정이 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제 생각하니, 이사 승진하는 날이었던 것.

본인은 이미 언질을 받고 인지를 하고 있었을텐대, 그러니 얼마나 설레었을까...
그럼에도 우리와 있을 때는 그런 경사스런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눈치도 없었다.
술값내라 그럴까봐 그러지는 않았을테고, 인사라는게 오픈되기 전에는 어떻게 뒤바뀔지 알 수 없는 거라서
더욱 신중한 처신을 한 것이리라.

역시 진중한 내 친구 박중환...
그렇더라도,  어~~휴~~~~  숭한 놈...

중역이 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박부장은 우리 몰래 혼자 기분좋게 이렇게 망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 두사람의 실력차가 엄청났다.
그 당시 배기홍의 레퍼터리는 오직 하나 - [스잔나].
배기홍을 볼 때 마다 사회교육의 중요성과 위대한 성과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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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예전에는 이 두사람이 같이 마이크를 잡고 합창을 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부조화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   이제는 맘 먹는다.   같이 불러도 듣는 이의 귀에 큰 문제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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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버튼을 누르고  전주가 나가기 전에는 모든 이의 표정이 이렇게 느긋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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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클라이막스에 이르게 되면 애꿎은 성대만 욕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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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들아~~~   나는 내일 승진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를 어지간히도 잘 참고 버텼다.

박중환...  이제 빨랑 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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