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TV를 트니 [맛 대 맛]이란 프로그램을 한다.
그 날의 대결음식은 [돌솥 김치찌개]와 [꽁치 양은김치찌개].




TV를 보며 ' 맛 있겠다...' 를  연발하는 집사람의 연호에 장단을 맞추기 위해 딸래미까지 동참시켜 시식을 하기로 결정.

그럼 어디로 가야 하나...  일단 동네를 알아보자.
인터넷 이 구석 저 구석을 뒤져  소재지 파악을 해보니, 얼래~~  돌 김치찌재집은 경기도 포천이란다. @<@... 
너무 멀어 탈락...

그럼 꽁치는...???   다행히도 마포구 합정동.
근데, 위치 설명이 시원찮다.  [
홍대입구에서 극동방송국 쪽에서 합정동 가는 길 중간길 당인리발전소 입구].
지도를 펴놓고 아무리 이해를 하려해도 이해가 안 간다.
더구나 요즘 지도에는 [당인리발전소]라는 명칭은 아예 없다.

어찌됐든 일단 가보자...
극동방송 앞에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당인리발전소를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
다시 인터넷을 통해 명칭이 [서울화력발전소]로 바뀐 것을 알아내고, 그 방향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차를 몰고 다니다
조그만 사거리 에서 신호대기를 받고 서있는데, 보행신호가 떨어졌음에도 한쪽의 사람들이 건널 생각들을 안 한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무리들을 바라보니, 일렬로 서 있는 듯 하다.

비도 오는데 여기서 뭘 한다고 일렬로 줄을 서나..   혹시...???
앞쪽으로 가 보니, 맞네...  그집 앞에 줄이네...

차를 세워놓고 대충 동태를 살펴보니, 내부 면적과 줄의 길이를 가늠할 때 족히 시간 반은 기다려야 할거 같다.
비 오는데...  포기.  다음에 오지 뭐...

기왕에 여기까지 온거 오랜만에 홍대입구나 돌아보자.  뭔가 먹을게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홍대 입구쪽으로 올라가는데,  회전초밥 광고가 보인다.  내가 초밥을 얼마나 좋아하는가...
그런데, 더 내 눈길을 끄는건 [접시당 무조건 천원] 이라는 문구.

사실 왠만한 회원초밥집 들어가면 그놈의 접시 색깔 구분하느라 바쁘다.
맛있는거 기분좋게 먹으로 와서 접시 색깔에 신경써야 한다는거... 이거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다.
뭐 접시 색깔에 따라 1,200 ~ 15,000원 까지 있으니, 신경 안쓰일 수가 없다.

예전에 누구에게 한턱 낸다고 평소 가끔 들리던 회원초밥집엘 갔는데,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맛있다고 마구 먹던 양반이, 어느 순간 각기 다른 색깔이 의식되고,
그러다 접시별 가격표를 보더니 그만 먹는 속도와 선택의 폭이 팍 줄어드는걸 느꼈다.
순간, 내가 오히려 민망했던 적이 있었는데...   

하여간, 그런데, 무조건 1,000원이라...   한번 가 보자.

사실 식당에 올라가면서도 큰 기대는 안 했다.   천원짜리가 오죽하겠나... 다 그렇겠지...
그런데, 자리를 잡고 돌아가는 초밥을 보니, 내용이 꽤 괜찮다.
어~~~  생각보다 좋네...  그런데...???
접시당 천원이라더니 여기도 접시 색깔이 다양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다시 메뉴를 보니, 가격은 모두 같다.   다만, 시각적인 다양성을 위해 여러 색깔의 접시를 사용할뿐.

그날 내가 먹은 접시가 무려 16접시.
집사람과 딸아이가 먹은게 13접시니 엄청나게 먹었다.
보통 초밥집에서는 10접시 정도를 눈치살피며 먹어도 25,000~30,000원 정도 나오는데,
부가세 10%를 합해도 29접시에 3만원이 조금 넘었으니, 무척이나 저럼하게 좋아하는 초밥으로 포식을 한 셈이다.

신나게 먹다가, 역시 초밥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전후 사정을 얘기하니, 다음에 자기도 꼭 데리고 가 달란다.

아들이 주말에 나오면 이번 주 일요일에 다시 한번 가볼 생각이다.
근처에 이런 초밥집이 있으면 매일 갈텐데...


맛있다는 집 찾아갔다가 사람이 북적대는 바람에 오히려 더 좋은 집을 알게된 행복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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