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함께 기다린 아빠...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06. 9. 1. 10:50 |19년,
그러니까 재원이가 우리나이로 네살 때,
그리고, 내가 기업체 대리로 근무하던 1987년도 이야기다.
당시 대한민국의 왠만한 기업은 퇴근시간이 별도로 있지가 않았다.
회사 규정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매일 밤 9시는 기본이고, 그 이후가 될 때도 태반이던 시절.
하루는 집에 들어갔더니, 집사람이 거의 울먹이며, 꼭 직장생활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무슨 소린지...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
그날, 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데, 예쁘게 색칠을 한 다음, 꼭 마지막에 검정색으로 덧칠을 한단다.
처음 한번은 그냥 장난으로 그려러니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집사람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얘가 혹시 정신적으로, 혹은,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검정이 주는 느낌이 암울하고 폐쇄적인게 아닌가...
혹시, 얘가 자폐증이나 기피증 같은 것이 있는건 아닌지...
그래서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물었단다.
- 재원이는 검정색이 좋으니??
> 응...
- 그래..?? 근데, 검정색이 왜 좋아??
여기서 집사람은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저미는 대답을 들은 것이다.
> 응... 깜깜해야 아빠 오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지며, 머리 속이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생각 - '정말.. 내가 이러면서까지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다음 날, 출근을 해서 담배를 피워 물고 후배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모두가 동병상련... 말없는 적막이 잠시 지속되다가 한 후배가 한 마디 내던진다.
'답답한 얘기죠... 자~~ 일하시죠...'
어쩌다 이 얘기를 할 때면, 아직도 '응... 깜깜해야 아빠 오셔...' 라는 대목에 목이 잠긴다.
아빠를 필요로 할 시기에 충분하게 시간을 나눠주지 못 했음에도,
그래도 지금 이렇게 건강하고 밝게 자라준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고, 또 고맙다.
애들아~~~ 고마워... *^^*
그러니까 재원이가 우리나이로 네살 때,
그리고, 내가 기업체 대리로 근무하던 1987년도 이야기다.
당시 대한민국의 왠만한 기업은 퇴근시간이 별도로 있지가 않았다.
회사 규정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매일 밤 9시는 기본이고, 그 이후가 될 때도 태반이던 시절.
하루는 집에 들어갔더니, 집사람이 거의 울먹이며, 꼭 직장생활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무슨 소린지...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
그날, 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데, 예쁘게 색칠을 한 다음, 꼭 마지막에 검정색으로 덧칠을 한단다.
처음 한번은 그냥 장난으로 그려러니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집사람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얘가 혹시 정신적으로, 혹은,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검정이 주는 느낌이 암울하고 폐쇄적인게 아닌가...
혹시, 얘가 자폐증이나 기피증 같은 것이 있는건 아닌지...
그래서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물었단다.
- 재원이는 검정색이 좋으니??
> 응...
- 그래..?? 근데, 검정색이 왜 좋아??
여기서 집사람은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저미는 대답을 들은 것이다.
> 응... 깜깜해야 아빠 오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지며, 머리 속이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생각 - '정말.. 내가 이러면서까지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다음 날, 출근을 해서 담배를 피워 물고 후배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모두가 동병상련... 말없는 적막이 잠시 지속되다가 한 후배가 한 마디 내던진다.
'답답한 얘기죠... 자~~ 일하시죠...'
어쩌다 이 얘기를 할 때면, 아직도 '응... 깜깜해야 아빠 오셔...' 라는 대목에 목이 잠긴다.
아빠를 필요로 할 시기에 충분하게 시간을 나눠주지 못 했음에도,
그래도 지금 이렇게 건강하고 밝게 자라준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고, 또 고맙다.
애들아~~~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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