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지구와 람블라거리는 참 매력있는 곳이다.



고딕지구는 도심답지않게 골목이 좁지만, 그 좁은 골목에서 중세와 현대가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다.
옛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새 것을 짓더라도 절대로 옛 것을 허물지는 않는 모양이다. 
곳곳에서 옛 건물들을 renovate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고딕지구 골목은 무척 좁다.
우리 개념으로 보면 완전히 뒷골목 수준도 아닌데, 그 안에 유명한게 다 있다.



이렇게 작은 골목에 피카소박물관이 있다고 생각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피카소박물관만 있는게 아니다.  이 골목에는 섬유박물관 등 테마별 소형 박물관이 많다.

이렇게 가정집인지 상점인지, 혹은 사무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들이 이 좁고 긴 골목에 빼곡한데,
거지 할머니가 개를 한마리 데리고 안그래도 인파로 붐비는 비좁은 골목에 앉아 구걸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개의 골격이 장난이 아니다. 
가슴팍이 딱 벌어지고 얼굴도 아주 잘 생긴 녀석이 찌그러진 접시를 핥으며 할머니 곁을 지키고 앉아있다.
저렇게 멋진 녀석이 같이 구걸을 하고 있다니...  허우대가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얼래~~~ 
치와와 정도의 쬐끄만 녀석이 밍크코트를 입은 귀부인 뒤를 졸랑졸랑 따라가며 잘 생긴 녀석을 쳐다보는게 아닌가. 
그런데 그 쬐만한 녀석의 표정이나 눈길이 좀 뺀질거리는거 같다고나 할까...

두 녀석이 자라를 바꾸면 더 어울릴거 같은데, 그러니 개나 사람이나, 주인이나 부모를 잘 만나야 행세를 하는가 보다.


람블라 거리에서는 온갖 performance가 벌어진다.
마요르광장에 이르기 까지 낮에는 화가들이 거리에 늘어서 사람들의 초상화도 그리고, 여러가지 스케치도 하는데
특히 밤거리가 볼만하다.

밤이 되면 항구 방향에서부터 이어지는 스낵바, 꽃가게들이 화려한 불빛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거리에서는 플라멩고 댄스, 저글링 같은 개인묘기들이 줄기차게 이어진다.
볼거리, 먹을거리... 하여간 걷다보면 눈요기하느라 정신없이 즐겁다.  



람블라거리의 비틀즈 인형악단.

비틀즈음악을 틀어놓고 인형들이 연주를 하는 것 처럼  음악에 맞춰 각각 두개씩의 인형을 콘트롤하는데,
손놀림이 얼마나 놀라운지 정말 인형들이 연주를 하는 듯하게 실감하게 움직인다.

이런 갖가지의 performance들이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푹 빠져보고 싶은 람블라의 밤 정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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