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타 항구에서 홍합요리와 스파게티로 점심을 해결하고 몬주익城으로 향했다.  
모든 일정 자체를 도보로 정하다보니, 몬주익성으로 가는 도중에도 볼만한 것들이 저절로 눈에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고딕지구로 들어가는 중간에 있는 시우따데야공원.

공원의 규모가 작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큰 공원도 아닌데, 조형물은 폼나게 만들어 놓았다.
저게 나름대로의 상징성이 있을텐데, 지금 한가로이 그런걸 따질 때가 아니다.
우리가 저 사진 속의 사람들처럼 시간에 그리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의 건축물이나 조형에 대해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다가는 아무 것도 못한다.

배낭여행은 질보다 양 - 이게 이번 여행 나의 우선순위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메모하며 다니는게 대단한거 아닌가...

하여간 이 공원 안에는 저거 뿐만이 아니라 그럴듯 한 조형물이 몇개 더 있다.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고딕지구로 향하는데,  @>@...  저건 또 뭐냐???



이건 또 누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쌈박질 잘했다고 세워놓은 것인지...
하여간 참 쌈꾼들도 많았고, 그 쌈꾼들을 기리는 개선문도 많다. 
이거.. 규모로 보니, 어지간히 상대방 흠씬 두들겨 패고 온 모양이네...
누가 누구를 비오는 날 먼지날 정도로 패고 왔는지는 알 필요가 없으니 패스. 
설마 동양의 조선을 팬건 아닐테니까.  우리 역사시간에 에스파냐나 카탈루냐가 딴지걸었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몬주일城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는 방법, 차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지하 tram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트램은 일종의 등산열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밑에서 이걸 타면 땅속으로 해서 몬주익城 아래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경기장 근처까지 논스톱으로 올라간다.
하루종일 혹사한 두 다리에게 쉴 시간도 주고, 시간도 아낄 겸 tram을 이용하기로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지막 날 마라톤 중계를 보면서 귀에 익었던 몬주익 언덕.
황영조 선수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마지막 힘찬 스퍼트로 이 언덕을 올라 메인스타디움으로 접어드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열광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9년이 지난 지금 내가 그 곳에 올라있다.  비록 트램을 타고 왔지만...



몬주익城.   요렇게 사진을 찍으니 꼭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안 배이에 있는 모조 미니성 같은데, 실제는 규모가 크다.

 

이렇게 보면 제법 규모가 커보이나...



몬주익城은 언덕 위에서  지중해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바다를 향해 대포를 방열하여 놓은 것을 보면,  이곳으로 적의 함선이 많이 공격해왔던 모양이다.  
옛날에 저 무거운 대포를 여기까지 끌고 올라오느라 말들 참 뼈빠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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