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왔다.
달력을 보니 첫 주는 온통 빨갛다.

조상님이 이리저리 산재되어 계시면, 후손들은 무척 바빠진다.
나만 해도 증조부님은 당진에 계시다.
조부님은 천안으로 모셨다.
아직 생존해 계시는 두분 부모님은 아마 대전으로 모시게 될 것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한국의 주부들에게 명절은 반가움이 아닌, 피곤의 기간이다.
시댁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 피로도는 더하다.
먹고 노는 이 따로, 준비하고 치우는 이 따로인 한국적 구조에서 명절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업종에 따라 호(好) 불호(不好)가 다르겠지만, 영업을 하는 기업에게 금년 10월은 심란한 달이다.
영업기간의 1/3 이 그냥 없어진 셈이다. 꼭 그렇진 않겠지만, 산술적으로는 매출이 1/3 떨어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종업원들에게 명절 인사치레는 해야한다.

오피스타운에 위치하는 식당의 경우는 더하다.
단순히 빨간 날 만이 아니라, 명절을 치르느라 명절 앞뒤로 씀씀이들을 많이 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10월은 거의 공황상태다.


하는 일을 떠나 생각하면, 10월은 참 푸근한 계절이다.

왠지 그윽함과 풍요가 느껴진다.
시골의 노랗게 고개숙인 벼가 아니더라도, 낙엽과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살결에 와닿는 바람의 느낌마저, 10월은 신선한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많은 휴일은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가족과 부족했던 시간도 나누고, 혼자 사색할 시간도 만들 수 있다.

레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10월은 축복의 시간임은 물론이다.


개인적으로 1년 열두달 중 시간가는게 가장 아깝고 안타까운 달이 10월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10월이 밥장사를 하면서 매출을 걱정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렸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업종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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