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월급을 지급한 다음 날 바로 잠수를 한 직원 이야기.

어머님이 교통사고가 나서 병간호를 해야 한다는 직원에게서도 아무 연락이 없다.

지난 20일부터 새로 근무를 시작한 직원이 있었다.
군에서 제대한지 한달 정도가 됐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출근을 안했다.
역시 사전 연락도 없었다.
전화를 해보니, 집안에 일이 생겨 1주일 정도 못 나올거 같단다.
이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삼일간 일을 하며 일이 힘들다는 말을 했단다.
처음 들어온 직원에겐 무엇을 제대로 시키지도 못 한다.
일 가르치기 바빠 실제로 힘든 사람들은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먼저 사전에 이야기를 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거다.
한 사람은 아예 아직도 전화를 안 받고, 한 사람은 며칠 후에 답신을 해 왔고, 한 사람은 전화를 하니 대답을 한 차이다.

이 친구들은 본인들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앞으로도 별로 같이 하고 싶지 않다.


2월에 퇴직을 한, 한 직원은 자신이 그만 두겠다는 보름 전에 퇴직의사 표시를 했다.
그런 면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무척 고맙게 생각을 했다.

아쉬웠던 점은, 남은 기간동안 이 직원 때문에 당시 모든 사람들이 아주 마음고생이 컸다는 점이다.
점장은 물론, 주방에 근무하는 나이가 어머니뻘 되는 분의 말도 듣지를 않는다.
조금만 손님이 붐빈다던가, 혹은 조금만 힘이 들어도 표정에 짜증이 역력히 나타난다.
일을 참 빠르게 하던 직원이었는데, 눈에 보일 정도로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당시 상당히 실망을 했다.
그만 둘 당시, 그의 마지막 처세에 대해 충고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별 의미가 없을거 같아,
그냥 그동안 수고했다며, 덕담만 들려주었다. 

이 친구와 같이 일할 생각을 갖고있는 누가 묻는다면, 나는 장단점을 정확하게 일러줄 것이다. 
일에 대한 이 친구만의 강점과 성격에 대한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것이다. 
성격은 또 사람에 따라 서로 잘 맞는 사람이 있는 법이니까.



현재 있는 직원 중, [이영수]라는 친구는 고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하다 어깨를 다친 경력이 있다.
그런데 1월에 어깨가 탈골되면서 통원치료를 받으며 약 보름정도 쉰 적이 있었다.
어깨가 고정될 때 까지 무거운 것을 들지 말라는 처방 때문이었다.
아울러 가급적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부분 직원들은 급여를 받고는 그 다음 날로 퇴직을 한다. 
[이영수]의 급여일은 지난 18일 이었다.  하지만 이 친구는 점장에게 이달 말까지 근무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단다.
새로 온 직원들이 아직 일에 익숙치가 않은데, 그 직원들이 한달은 지나야 자기가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있다는 거다. 
사실 이 친구는 벌써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후임이 없어 차마 그만두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친구는 지금도 모든 것을 스스로 한다.
새로 온 직원들에게 자기가 알고있는 것을 하나하나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이제 어지간하면 후임들에게 시킬만한 일 까지  잠시도 쉬지않고 스스로 찾아서 한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도 혼자서 복도 청소, 재털이 청소까지 궂은 일을 끝까지 챙긴다.
그러면서 일손이 딸려 힘이 들어도, 말에 힘이 있고, 표정도 아주 밝다.


이 친구와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같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 누구에게라도 안심하고 무조건 추천할 수 있다.
그만큼 무엇이든 안심하고 맡겨도 될거라는 믿음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신이 보여준 만큼  대우받고 인정받는 법이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곧 그 사람의 그릇이다.

그릇은 그 크기와 질이 다 다르다.

어떤 그릇은 크기도 아주 보잘 것 없고 쉽게 깨진다.
어떤 그릇은 크기는 크지만 잘 깨지는 것도 있다.

그릇의 크기가 크면서도 견고하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은 없겠지만,
크기가 작더라도  단단한 그릇이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는 법이다.

매 순간 자기 삶에 충실한 [이영수]에게 깊은 고마움과 정을 느낀다.
그리고 아직 젊은 이 친구의 앞날을 지켜보고 싶다.

'내 삶의 현장 > 샤브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화백초주(百花百草酒)  (24) 2006.05.17
MBC [생방송 화제집중] 취재  (52) 2006.05.08
샤브미로 온 재원이의 편지  (8) 2006.04.07
활력받은 만.우.절.  (21) 2006.04.02
작은 것에서 느껴지는 고마움  (15) 2006.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