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가 출도한거 같다.

엊그제 저녁, 샤브미에 젊은 남자 두명과 젊은 여자 1명이 들어왔다.

점장에 의하면 며칠 전에도 같은 남자 둘이 다른 아가씨와 같이 왔었는데,
언뜻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니 청년들이 아가씨에게 탤런트 데뷔에 대해 이야기 하는거 같더란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  아가씨가 화를 내면서 먼저 나가고,
남자 한명이 '기집애가 무슨 콧대가 저렇게 높냐...?' 라고 푸념을 늘어 놓자,
나머지 한명이 '그러니까 니가 뭐좀 주지...' 그러더라나...

재미난건,  처음 왔을 때는 남자 둘이 서로 친구처럼 말을 놓고 지냈는데,
그 날은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깍듯이 존대를 쓰고 있다나...
그리고, 직원들이 가까이 가는걸 꺼리더라는 거다.

그러면서 점장이 하는 말.
'어딘지 [사]자 냄새가 나는거 같아... 연예기획사 사칭하면서 젊은 여자 애들 우려 먹는...'

호기심에 얼굴을 좀 보고 싶었지만, 직원들이 가까이 오는걸 꺼린다는 말에 그냥 멀리서 바라만 보다가,
식사를 마치고 셋이 걸어 나오는걸 보니, 
아직 삼십도 채 안되어 보이는  20대 중반의 청년과  20대 초반의 아가씨다.
아가씨는 제법 예뻐 보이는데, 남자들은 옷차림부터가 여~ㅇ 아니다.   

그런데, 남자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오늘 사장님 참 멋져 보이십니다...' 고 너스레를 떤다.
그 말을 들은 점장이 또 한번 실소를 금치 못한다.
'어머~~~  분명히 둘이서 친군데...  정말 [사]자 인가 보네...'

한참 후 naked tree 에 내려가 보니, 아까 그 사람들이 거기에 있다.
남자 한명은 빠지고, 사장이라는 친구와 아가씨만 있다.

흥미로운건 naked tree 점장도 그들을 알고 있더라는 것. 
며칠 전에 다른 여자와 같이 왔었는데, 남자에게 여자가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꼼짝을 못 하고,
남자는 상당히 건방져 보이게 행동을 하더란다.

그 날도 꽤 오랜 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내가 다른 곳을 왔다갔다 하며 중간중간 호프집에 들러
가끔 둘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는 남자가 다소 오만해 보이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고 여자는 다소곳이 듣고만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의 목소리 톤이 조금씩 높아지며, 여자의 맞대응도 잦아진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여자가 없어졌고, 남자가 핸드폰을 통해 누군가에게,
'... ... 너 정말 안 올거야...???...' 하며 언성을 높이다가  씩씩거리며 나간다.


샤브미 점장이 그 이야기를 듣더니 웃으며 결론을 내린다.
'오늘도 또 놓친 모양이구만...  젊은 애들이 폼만 잡고 다니면 다 통할 줄 아나...
요즘 아무리 연예기획사라고 해도 그런 옷차림으로 다니는 애들이 어딨어요...
지들이 연예인도 아닌데, 와이셔츠 단추만 풀어놓고 다니면 여자애들이 다 끌리는줄 아는 모양이지...
아유~~~ 어리버리한 사기꾼이네...'


어리버리한 사기꾼...    어.사.
그것도 해진 뒤에만 나타났으니, 암행어사네...

암~행~어~사~~~~ 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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