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들러 우연히 집어든 책.


대학 1학년때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에 연루되어
1년의 수감생활 후 복학하여 전문의가 된 외과의사.

IMF시절 병원의 구조조정을 바라보며
스스로 사표를 내고 부산의 구호병원에서 8년간 근무 후
지금은 부산의 달동네에서 후배와 개원하고 있는 외과의사.

 여전히 일주일에 두번은 구호병원에서 수술을 하며
매주 일요일은 이주노동자 무료진료를 하는
외과의사가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다.

그가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오며 내가 불만스럽게 생각했던 것들이
내가 인내할 수 없을만큼 불만스러운 것들이었는지 생각해보았고

진료비를 받는 대신 식비를 쥐어주는 그의 마음을 읽으며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논하던 TV토론자들이 생각났다.
이울러, 그 위에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소위 잘 나가는 의사들은
이런 의사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들은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 비해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
그것을 무능력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치부한다.

행여라도
그 삶이 자기가 누리고있는 것보다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싶지않은 것이다.


이 책에 이런 글이 있다.

'수녀님들은 노숙자들의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를
가난의 향기라며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내가 그들을 마주하며 웃는다면,
그것이 억지웃음이 아니라고 말 할 자신이. 
아직은...

이렇게 아무 것도 행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행동이 남을 평하는 것이다.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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