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친구에게도 정을 느끼는게 부모인가...
뻔한? fun한!!/산다는건... 2007. 8. 13. 08:57 |[불쌍한 군인들 저녁좀 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제 오후, 띵~똥~ 하고 내 휴대폰에 날아온 재원이의 문자 메세지.
불쌍한 군인들...???
나~ 참... 대한민국에 카투사처럼 편한 군인이 어디 있다고, 지들이 불쌍한 군인들이래...
금요일 저녁엔 영내에 남아있는 병력이 거의 없어 식당이 문을 닫는 바람에 밥을 못 먹는다니,
이걸 밥도 못 먹는 불쌍한 군인이라고 해야 하는건지...
어찌됐든, 불쌍한 군인들은 아니더라도, 한창 뭐든지 먹고싶을 청년들을 위해 [ㅇㅋ] 답신을 보냈더니,
장소까지 지정을 한다. [새마을 식당으로 갈께요.]
사무실 뒤 새마을식당.
일전에 블로그에 한번 소개를 한, 식당 앞에 새마을노래가 반복해서 흘러나오는 그 식당이다.
재원이를 몇번 데리고 갔었는데, 그곳을 지정하는걸 보니 무척 맛있게 먹었던 모양이다.
먹고싶은걸로 시키라니, 재원이가 대뜸 연탄불고기를 주문한다.
그래... 연탄불고기가 맛있긴하지. 대패질 하듯 얇게 나오는 불고기는 먹기도 편하다.
아마 저걸 먹은 후, 7분돼지김치로 마무리를 할 것이다.
야... 이건 말이야, 이렇게 하는거야...
나름 고참이랍시고, 그래도 후임들을 챙기는걸 보니, 군대 잘 보냈다 싶다.
안그러면 저 녀석이 언제 저렇게 고참 노릇을 하며 깍듯한 선배 대우를 받아보겠는가.
새마을식당의 젊은 사장께서 오늘도 좋은 항정살을 두접시나 서비스로 내준다.
내 블로그에 새마을식당 올려놓은 것을 봤다며, 고맙다고 갈 때마다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미안해 죽겠다.
근데, 블로그의 내 사진을 본 것으로 어떻게 내가 갔을 때 한눈에 알아보았는지, 참 눈썰미도 좋은 양반이다.
![]()
재원이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현역 군인 이재원 상병, 장현민 상병, 임병국 상병.
자기들끼리야 상병이라고 다 같은 상병이 아니겠지.
'병국아.. 서울 와서 고기 먹고싶으면, 언제든지 아저씨 찾아와서 사달라고 그래.. 사무실 알잖아..'
집사람이 후임들에게 하는 소리를 들으니,
문득, 독일 쾔른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김동욱 목사의 부모님이 생각난다.
대학 1년 선배인 김동욱兄.
당시 그 선배의 집이 연희동이었기에, 야간통행금지가 있던 그 시절
학교가 있는 신촌에서 술을 먹다 버스가 끊기면 가장 가까운 그 선배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교육자 출신인 김선배의 부모님은 그때마다 아들의 후배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곤 했다.
호방한 성품의 아버님께서 양주를 꺼내 놓으시며 같이 한잔 더 하자고 하시면,
자상하신 어머님은 '애들 불편하게 왜 붙잡고 있으려고 그러느냐..' 시며, 2층으로 올려보내곤 하셨다.
그리곤, 다음 날 아침을 차려주시곤, 늘 같은 말씀을 하셨다.
'상범이.. 언제든지 또 와...'
부모가 자식의 친구나 후배를 바라보는 마음은 비슷한 모양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그때 그 두분의 마음도 이러셨겠지.
어느덧 내가 당시 두분의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 두분의 모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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