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왕궁을 보러 부다성으로 향했다.  근데, 여기서 생긴 에피소드랄까...  해프닝 하나.



성을 들어가는데, 성문 입구에 차단기가 있고 차량이 티켓을 뽑도록 되어있다.
나갈 때 그것으로 주차정산을 하는 모양인데, 그 옆을 지나다보니 누군가 보턴을 눌러놓고는
티켓을 안가져갔는지 티켓이 반쯤 나온 채로 걸려있다.

뭔지도 궁금하고, 또 얘네들은 어떤 형태로 만드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다가가서 티켓을 뽑아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승용차 하나가 서더니 창문을 열고는 대뜸  'Can I help you?' 하는게 아닌가. 
도움 받을 일도 없지만 말 주고받는게 더 힘들거 같아  'No thanks.' 하니, 이노마가 하는 말이,
'그건 차량용이고 너는 티켓 없어도되니 그거 안뽑아도 된다.' 며 그냥 들어가란다.

나참...   어이상실.  @<@..
일마가 누굴 바지저고리로 아나...   그냥 웃으며 우리말로 그랬다. '나도 알아... 마~~~'

초이가  뭐라 하드냐고 묻길래 얘길해주니 '웃기는 놈들이네...' 하며 웃는다.

하긴... 그놈들은 또 지들끼리 이럴지도 모른다.
'야... 저 동양놈들은 어느나라에서 온 멍청인줄 모르겠지만, 저도 티켓을 뽑아야 들어가는줄 아는 모양이지...
 정말 별 멍청한 놈들 다 보겠네...  골 때린다 정말...'

어쩌면 내게 말을 건넨 녀석은 아는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얘기할지도 몰라.
'내가 전에 부다성 입구에서 이런 얼빵한 놈을 봤는데... ...' 하면서.  ㅋ~~ 




부다왕궁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재건과 파괴, 그리고 복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3세기 중반에 처음 지어졌다고 하는데,
몽고의 습격으로 거의 파괴되었다가 15세기에 마차시1세에 의해 재건되었으나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다시 파괴되었고, 이후 17세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또다시 막대한 손상을 입었으며 1950년에 재복구되었다고 하니,
거의 200년에 한번꼴로 수난을 당한 셈이다.

남의 나라를 치더라도 좋은건 좀 냅두지않고...
하긴 옛날 영화를 보면 점령군 군사들은 제일 먼저 집에 횃불부터 집어던지더라. 




현재 왕궁은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건물은 미술관이라던가... 역사관이라던가...??




마차시샘.

부다페스트에서는 곳곳에서 [마차시]라는 이름을 만나게되는데,
마차시가 대체 누구길래...  궁금해서 알아본 그의 이력은 대충 이렇다.

마차시는 터키에 대항한 헝가리의 민족영웅 후냐디의 아들로서,
재위 중 터키 폴란드 보헤미아는 물론 당시 오스트리아의 막강한 합스부르크왕조까지 굴복시킨
한마디로 당대의 지역 짱이었다.

나폴리왕의 딸과 결혼하여 이탈리아 문화를 받아들이고, 포조니대학을 창설하여 학술진흥에도 힘썼으며,
헝가리 언어체계까지 정비한, 헝가리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상의 인물이란다.

그러고보니 마차시대왕은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과 비슷한 면이 많다.
사이즈는 좀 차이가 나지만, 대마도와 함경도 6진 개척 등 당시의 변방 양아치들을 제압한 것이나,
집현전을 통해 학술진흥에 정진한 것이나, 불후의 한글을 제정한 것 등등...
그리고 우리도 [세종]이라는 명칭을 간간히 볼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재단.. 세종오케스트라... 등등.
근데, 동상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거야...??   


저 마차시샘에는 사연이 있다고 한다.
전쟁 중 적에게 쫒겨 사경을 헤매던 마차시대왕이 한 여인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살아나 사랑에 빠졌지만,
두 사람의 신분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여인은 자살을 했다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 여자란다.


세종대왕과 그게 차이가 나는구만. 
세종대왕님은 여자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셨던거 같은데...


 

이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복원을 안한 것인지,
아님, 질곡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놔둔 것인지...

어이구...  그래도 저게 5층이네...
저렇게 티나게 두들겨맞고도 버티고 있는걸 보면 대단히 단단한 놈인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