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형곤의 돌연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평소의 건강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산다는게 뭔가...  하는  다소 철학적이고 회의적인 생각,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던 개그에 대한 생각까지... 

회장님 시리즈에서 그가 보여준  이 사회의 부(富)와 권력에 대한 통렬한 풍자는,
그를 대한민국 풍자코미디의 1인자로 인정받게 했을 뿐 아니라, 
우리 코메디 개그의 소재와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죽기 하루 전 그의 홈피에 올렸다는 글은,
언뜻 들으면 마치 개그의 한 토막 같지만,  곰씹을수록 고개가 끄떡여진다.


웃음에 대한 그의 철학이 잘 담겨져 있는,  쿠키뉴스에 실린  글을 부분 발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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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또 숨지기 하루 전에 ‘형곤생각’이란 코너에 남긴 글에서 “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며
“돈을 벌려고 애쓰는 것도 결국 웃고 살기 위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돈 버는데 신경을 쓴 나머지 웃지 못하고 산다”고
웃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남겼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이 암에 걸려‘오늘 죽네,내일 죽네’하는 걸 보며 스테레스 받지 말고
코미디나 시트콤 같은걸 보며 웃는 사람들이 현명하다”며
“친구를 만나도 즐겁게 해주는 엔돌핀이 팍팍 도는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국민들의 웃음을 배려하지 않는 방송사들의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 강도, 강간, 사기꾼, 양아치, 패륜,불륜, 조폭, 살인 등등의 사건들을 보며 잠이 든다“며
“그러니 우리 국민들의 잠자리는 언제나 뒤숭숭하고 낮에도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 비리소식에 스트레스가 많은데,
잠자리에서까지 꼭 그런 프로를 방송해 온 국민을 악몽에 시달리게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질책했다.

그는 “시청자를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시청률에만 의존하는 현 방송의 행태에 정말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의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하라’,‘악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라’는 피킷을 들고
방송국 앞에서 일인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편안한 잠자리에서 상쾌한 내일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람은 모름지기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며
“보통 우리가 잠드는 시간이 대략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일 텐데, 그때 TV에서 밝고 즐거운 방송을 해주면 좀 좋은가”
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방송사에 주문했다.
“언제나 9시대에 뉴스를 고정편성 하듯이 10시대에는 코미디프로를 고정편성 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온 국민이 웃다가 잠이들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밤 10시 넘어서는 정치인들 얼굴이 절대 방송에 안나오게 해야 한다.
한밤에 TV에 나온 정치인들 때문에 잠을 설치고, 가위 눌리는 그런 국민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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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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