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미오의 홀은 주중에는 직원 3명이 일을 하고, 주말에는 파트타이머가 한명 충원된다.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그랬다.

구정이후 매출이 좀 떨어지기 시작한다.  손님이 줄고 있다는 얘기.
인력의 여유...  인건비의 과다지출이다.
당분간은 주중 2명 주말 3명으로도 충분하겠다 싶지만, 정규직원을 줄이는게 미안해 주말 알바를 그만 나오라 했다.
여기서부터 꼬임이 시작된다.

손님이 줄어드니 직원들의 긴장도가 당연히 떨어진다.
출근시간도 조금씩 지연되고, 근무시간에 인터넷에서 싸이를 하는 빈도가 잦아지기 시작한다. 
출근시간에 대해 넌지시 몇번 지적을 했음에도 크게 개선되지가 않는다.

결국 한마디 안할 수가 없다.  매니져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전달했다.

- 손님이 적을수록 오신 분들께 더 집중해라.
   손님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의사표시를 하기 전에 먼저 다가가라.
   더 적극적으로 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테이블의 불필요한건 먼저 치워라.
- 몇번 주의를 줬음에도 출퇴근시간이 고쳐지지 않으면 같이 일하기 어려운거 아니냐.

나는 특별한 경우, 그리고,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직원들에게 직접 이야기하기 보다는 매니져를 통해 전달을 하는 편이다.
주인이 직접 전달을 할 경우 전달효과는 더 클 수 있겠지만, 가볍게 하는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고,
또 그러다보면 직원들과 거리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뜻을 매니져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날 영업 종료 전 직원 한명이 퇴직의사를 밝혔다.
지각이 잦던 친구라 굳이 붙잡을 생각은 없었지만, 순서가 뒤바뀐 아쉬움이 든다.
이 친구가 먼저 그만둘 의사를 밝혔다면, 주말 알바를 그만두게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럼 주중 2명, 주말 3명으로 딱인데...  이리되면 주말 두명이 일하긴 좀 버거워진다.

일단 주말에 내가 달라붙고, 여차직하면 재원이를 동원하면 되겠지... 
이렇게 운용방안을 그리고 있는데, 며칠 뒤 또 한명이 집안사정을 이유로 또 그만둔단다.

비.상.
그렇다.  이리되면 상황이 좀 복잡해진다.
그런데, 궁즉통(窮卽通)이라 했던가...  궁하면 뭔가 방안이 생긴다더니 다행히 직원 한명이 투입됐다.
그리고, 주말엔 새로 들어온 직원의 여자후배가 일을 하기로 했다.
다급해지던 상황이 생각보다 쉽게 정리가 되어가는 듯 해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런데...  이번엔 또 건물관리를 하던 직원이 그만둔다는 의사표시를 했단다. 

오늘 오후 면담을 하기로 했다. 

슬슬 짜증이 난다.
하나 정리가 되면 또 하나, 그게 마무리되면 또 다른 일이 생기고...


그래... 짜증도 복이라고 생각하자.
짜증꺼리가 있다는건 내게 뭔가 할 일이 있다는거 아닌가.
고민할 일조차 없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은거겠지.

또, 아무 걱정이 없다는건 그만큼 머리쓸 일이 없다는거 아니겠는가.
노화방지, 치매방지.
고민꺼리, 짜증꺼리가 있다는게 두뇌회전에 좋고 정신을 가다듬는데도 좋고,
내 존재감을 일깨우는 촉매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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