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펜션 [부다페스트인].



이색적인 이름에 끌려 찾은 이곳은 다소 특이하게도 주변에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는 벌판에 우뚝 서 있다.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다소 황량해 보이기도 하지만, [부다페스트인]은 묘한 매력이 있다.


일단 왜 [부다페스트]일까?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만난 헝가리 남정네와 한국 여인네가 몇 년 전 제주 한적한 곳에 사랑의 둥지를 틀었다.

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할 정도의 인텔리 계층이라 인정받던 커플이 어떤 이유로 제주의 선남선녀가 됐는지 궁금했지만,

처음 만난 여주인께 깊숙한 질문을 던지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 일단 질문을 STOP.


[부다페스트]의 의미는 알았는데, 그럼 [인]은 뭘까?

부다페스트 人 ?  아님, 부다페스트 inn ?

공동대표이신 부인의 말에 의하면 [부다페스트 in 제주]의 의미였다고. 


 

제주에 도착하여 다른 곳을 들렀다 가느라 예정 체크인 시간보다 늦었더니, [부다페스트인]에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제주 시내에 볼 일이 있어 나가니 숙소로 바로 들어가면 된다며 룸 이름과 함께 전자도어록 비밀번호를 알려 주신다.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이곳 주인장님의 만만치 않은 감각을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문자에서 주인장님의 첫 번째 내공이 느껴졌다.

도어록 비밀번호를 예약자의 전화번호로 세팅하신 것. 잊을 일이 없잖은가. 사소한 것 같지만 대단한 센스다.


이렇게 체크인도 없이 들어간 방은 우리에게 대단한 만족을 준다.



일단 아담하게 분리된 복층구조에 딸이 만족감을 보이는데, 




화이트 톤의 군더더기 없는 실내는 담백하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층구조 상단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창문 구조.




2층으로 올라오며 본 벽면의 액자와 같이, 실내에 가지런히 걸린 액자와 정갈하게 정돈된 주방용품에서 주인의 취향을 느끼며,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졌다.



실내 환경도 아주 만족스러웠지만, [부다페스트인]의 압권은 주인께서 직접 룸서비스로 제공하는 조식.

하루를 묵은 후에야 처음 대면하게 된 여사장님께서 방으로 찾아와 건네주신 이날의 조식 비빔밥은 센스의 집약체다.

(비빔밥 사진을 담은 거 같은데, 왜 없지.. 사진을 보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구두로 설명할 밖에..)


비빔밥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식기가 아닌, 덮개가 있는 2단으로 구분된 일회용 용기로 제공된다.

둘째, 비빔밥은 2단 구조의 아래 칸에 밥, 윗 칸에 고명으로 분리하여 제공한다.

셋째, 밥에 비비는 고명이 샐러드처럼 되어 있다. (이게 참 절묘하다)


식사를 하며 생각해 보니, 이렇게 제공되는 비빔밥은 주인과 고객 모두에게 대단한 편의성을 준다.

일단, 식기가 아닌 일회용 용기이다 보니 주인은 식기 세척과 설거지 작업이 생략된다. 고객이 분리수거를 하면 된다.


일회용 용기와 분리된 고명은 고객의 입장에서 편의성이 더 크다.

아침을 간단히 하는 사람은 샐러드처럼 제공된 고명만 먹어도 되고, 당장 식욕이 없거나 아침을 늦게 먹는 사람은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을 그대로 take-out 하여 나중에 먹고 싶을 때 먹으면 된다. 


[부다페스트인]의 여주인님은 굉장히 소탈하면서도 사교적 성품을 지니신 듯하다.

남주인이신 부다페스트人도 함께 인사를 나누고 싶었는데, 몸살이 나신 것이 아쉬웠다.

매년 제주를 찾을 때마다 이곳을 들릴 듯한데, 앞으로 뵐 기회가 있지 않겠나.



서두에 밝힌 것과 같이 [부다페스트인]은 주변이 한적해 조용히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최적의 장소다.

조용한 주변 환경과 포근한 분위기의 숙소, 정갈한 조식만으로도 우리를 충분히 만족시켰지만,

바로 옆에 제주올레길 10코스인 송악산이 있어 산책하기도 좋고,

자동차로 10분이 채 안 되는 곳에 모슬포항이 있어 먹거리 즐기기에도 지장이 없다.

이래저래 다시 찾고 싶은 [부다페스트인]이다. 




송악산을 끼고도는 제주올레길 10코스에서 바라 본 [부다페스트인].




주인께서 소개해 주신 모슬포항 [도꼭지 정육식당].

고기가 좋다고 소개하여 주신 곳인데, 가보니 고기잡이 어선인 용진호 선장님 가족이 운영하시는 곳으로

큰 아들이 정육담당, 작은 아들이 생선담당이다.

제주 돼지고기를 먹으러 갔다가 엉뚱하게 갈치조림을 먹었는데, 35000원 中의 갈치 양이 얼마나 많이 나오던지..

이전에 먹었던 갈치조림과는 비교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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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북동쪽 구좌읍에 조성된 [비자림].


비자림으로 향하는 비자숲길(비자림로)는 제주도가 추천하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왕복 2차선 도로 양 옆에 빼곡히 들어선 나무들이 마치 숲길을 주행하는 아늑한 맛을 준다.


생각보다 주차가 용이한 비자림의 입장료는 1,500원.
입구에서 느껴지는 힐링의 기대감에 비해 굉장히 싸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비자림 내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반드시 입장 전에 몸을 가벼이 비우는 게 중요하다.


 


비자림 입구. 왼쪽이 티켓 박스.




A코스와 B코스를 함께 돌면 약 3km.

마라도 둘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니, 마라도가 작은 건지, 비자림이 큰(?) 건지 헷갈린다.



비자림은 코스가 아기자기하다.



때론 넓기도 하고 그러다 좁아지고,



흙길이 이어지다 간간히 우드데크도 있고,



유모차가 많이 보일 정도로 코스는 완만하고 쾌적하다.



또, 커다란 비자나무와 돌담이 걷는 재미를 준다.




밀레니엄 도래를 맞아 [새천년 비자나무]로 명명된 이 비자나무는 고려 명종 시대인 1189년에 식수되었다고 하는데,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 궁금하다.




10km에 이르는 사려니숲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로운 편인데 비해,

비자림은 3km 남짓하지만 보여주는 모습이 다양하고 오밀조밀하다.



운동이 아닌 힐링이 목적이라면 비자림을 두세 바퀴 도는 걸 더 권하고 싶은데, 비자림도 함정이 있다.
입장객이 많을 경우, 좁은 숲길이 혼잡해져 오히려 짜증스러울 수도 있으니,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보인다면 한번 쯤 입장을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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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주 방문 시 시간 관계로 초입에서 돌아 나와 아쉬웠던 제주 [사려니숲].


사려니숲 진출입은 네 군데서 가능하지만, 적색 탐방로는 행사 시에만 개방하여
평상시에는 녹색 탐방로로 연결되는 두 군데에서만 가능하다.

① 물찻오름 입구 → 붉은오름 입구로 나오는 방법과,
② 반대로 붉은오름 입구 → 물찻오름 입구로 나오는 방법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①의 경우, 입구에 주차가 불가하여 4.3km 정도 떨어진 4•3 공원에 주차 후 셔틀버스로 입구로 와야 한다.
무료 셔틀이지만, 번거롭다.
②의 경우는, 입구에 주차가 가능하나, 완만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오르막 코스다.

붉은오름 입구.

어느 방향이든 거리는 대략 10km 정도이며, 여유롭게 걸으며 힐링을 즐기고 싶으면 ①의 방법을,
힐링도 하면서 운동을 한다는 느낌까지 즐기고 싶다면 ②의 방법이 좋다.

우린 ②의 방법으로 사려니숲을 관통했는데,
전반적으로 코스나 주변 조경이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후반부에는 좀 지루한 느낌이 든다.

때문에, 붉은오름 입구에서 출발하여 자신에게 적당한 시간을 걷다 돌아 나오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
그게 완주 시 보다 사려니숲에 대해 더 깊은 친밀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붉은오름 입구에 주차를 하고 끝까지 갈 경우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붉은오름 입구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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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난 이상하게 저지에 정이 간다.

작년에 들렀던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이 생각나 다시 저지를 찾았다.


그리고 이번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을 받았다는 [저지오름]을 오르기로.


점심을 먹고 오르려 주변의 식당을 검색하여 몇 군데 들렀는데, 거의 모든 식당이 화요일 쉰다.

특별히 화요일을 휴무로 하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이곳저곳을 헤매다 저지보건진료소 앞 [닥마루가든]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메뉴가 괜찮았다.


저지오름의 입구는 세 군데가 있는데, 우리는 한경농협 저청지점 맞은 편 입구로 진입.


 


마을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 저지오름 초입 못 미처에 있는 귤 판매장.

외부에 시식용 귤을 비치했는데, 먹어보고 소량 구매는 상자에 귤값을 넣고 가는 무인판매다.

귤이 맛있어 사무실로 들어가 서울의 부모님과 우리 집으로 한 박스 씩 택배 주문을 했는데,

집에 돌아와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앞으로 여기로 귤은 주문하면 될 듯.

(이곳 주인과는 전혀 이름도 모르는 남남이니 광고로 오해들 없으시면 좋겠다)




저지오름 초입.




보건진료소 인근에 주차하고 오르내린, 기어핏2가 측정해준 거리는 4.67km.




두 번의 가파른 계단 외엔 걷기에 아주 편하다.

햇빛도 안 들고 황토 흙길이 지루하지 않다. 


오르는 도중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차피 만나는 길이니 어느 길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정상에서 분화구로 내려가는 관찰로가 있는데, 끝없이 계단으로만 내려가기에 올라오며 세어 보니 259개의 계단.
계단 폭이 좁고 가파라 무릎 관절이 안 좋다거나 하여 계단 오르내리는데 무리가 있으면 내려가지 않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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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마라도로 들어가는 정기 여객선은 모슬포항과 송악산항에서 이용할 수 있다.
두 곳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 마라도까지 소요시간도 비슷하다. 때문에 본인의 시간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모슬포항에서는 9시50분 ~ 15시10분 하루 5회 운항하며,
송악산항에서는 9시10분 ~ 16시20분 하루 6회 운항한다.
마라도에서 나오는 마지막 여객선은 모슬포行이 15시50분, 송악산行이 17시인데,

당일치기 여행일 경우 막차 2시간 전에 마라도行 여객선을 탑승해야 한다.
소요시간은 25분 정도이며, 요금은 모두 왕복 17,000원.




사전 예약을 하지 않은 우리는 모슬포항 첫 정기여객선을 이용하기 위해 여유를 두고 9시쯤 항구에 도착했다.
모슬포항 입구에 주차를 하고 선착장으로 가니, 탑승 티켓은 선착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여객선 터미널에서 발권한단다.

우리가 주차한 바로 옆이다. 젠장~~


발권창구 앞의 탑승자 명부를 작성하여 반드시 신분증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마라도에는 북서쪽의 자리덕 선착장, 북동쪽의 살레덕 선착장과 남쪽의 장시덕 선착장,

세 개의 선착장이 있는데, 여객선은 자리덕 선착장을 이용하는 듯하다.



자리덕 선착장과 마라도 지표면과는 고도차가 꽤 된다. 




한 바퀴가 3km 정도라 걸어서 50분이면 충분히 일주가 가능할 정도의 작은 섬이지만,

그래도 섬 서쪽에 펜션 식당 등 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마라도 도보 순환은 섬의 동쪽, 선착장을 중심으로 시계반대 방향인 좌측으로 도는 게 좋다.
그래야 50분 정도 섬을 돌고 남은 시간 마라도 서쪽의 식당이나 미니카페에서 여객선 시간을 맞추며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도에 올라 동쪽으로 향한 외지인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억새풀이다.



섬의 규모에 비해 제법 길게 이어지는 억새풀이 주는 가을 정취에 많은 사람들의 셀카봉이 그 가치를 입증하기 바쁘다.




억새풀을 벗어나면 해양수산부 기지가 있고, 이어 늘씬한 하얀 등대가 자태를 뽑낸다.

등대 앞에는 세계 각지의 유명한 등대 모형들이 함께 한다.




등대를 지나면 동화 속 그림에서나 볼 듯한 작은 성당이 있는데, 아담한 외형 못지않게 내부도 단아하다.

비록 작은 섬이지만, 마라도에는 성당도, 교회도, 절도 있다.




좀더 걸어가면 나타나는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이곳이 국토 끝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앙증맞은 놀이기구가 눈에 들어오는 초등학교 분교도 있다.




게스트하우스와 민박집, 그리고, 횟집과 짜장면집이 많아 하루 묶더라도 먹고 자는데 불편함은 없다.



근데, 이 작은 섬에 중국집이 이렇게 많은 이유가 있나?

예전 휴대폰 대중화 시대를 열 당시 휴대폰 커버리지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모 통신사 CF 이창명 씨의 멘트 "짜장면 시키신 분~"의 여파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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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이중섭거리에는 [이중섭미술관]이 있다.
이곳을 돌아보며 화가 이중섭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원산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일본에 미술 유학을 갔었으며,
그때 일본인 아내를 만났다는 사실.

 

원산에서 두 아들을 얻었으며,
제주에서 가족과 피난 시절을 보내다
생활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는
결국 마흔의 한참 나이에 거식증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울러, 일반 화가에 비해 多作을 했다는 사실,
소 게 가족이 작품 세계의 主를 이루게 된 배경,
또, 은지화(銀紙畵)의 개념도 처음 알게 됐고,
은지화와 같이 크기가 작은 작품의 탄생 배경도 알았다.

 

가난으로 인해 화구(畵具)를 구할 수 없던 그에게는 담배갑 은박지나 합판 등이 캔버스였고,

못과 목탄 등 모든 것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였다는 거다.

 

 

 

이중섭미술관 옆, 그가 피난시절에 살던 집을 보니 그의 가난이 절절히 느껴진다.
집의 오른 쪽 끝 열려있는 한 켠이 그가 세들어 살던 공간인데,

 

 

 

들어서면 작은 솥 두 개를 겨우 얹는 부엌이 있고,

 

 

그 안 쪽 협소한 공간에 두 아이까지 네 식구가 기거했다니...

 

 

미술관에 전시된,

일본에 두 아들과 함께 떨어져 살던 그의 아내가 이중섭에게 보낸 다수의 편지에는

소식을 모르는 남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절절한데,

어려운 여건에 대해 친정 어머니에게 도움을 바라는 편지를 보자니,

식민지 청년과 결혼하여 미래가 안 보이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딸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땠을지 비슷한 연배의 부모로서 서늘함이 느껴진다.

 

생전 이중섭과 절친했고 그의 임종까지 지켰던 한 화백의 그에 대한 회고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그의 작품을 본 당시 소련의 공산주의 미술평론가가 이중섭에 대해 이런 비판을 했다고 한다.

"이중섭은 유럽의 일부 화가에게서 볼 수 있는 천재성이 있다. 그런데, 천재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고로 그는 인민의 적이다"

 

이중섭,
그는 동 시대의 공산주의 평론가도 인정한 천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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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마치고 해비치호텔에서 [쇠소깍]으로 향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쇠소깍은 체험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인 거 같은데,

꼭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곳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간 [쇠소깍]

 

 

[깍]은 하구(河口)의 제주 표현이란다.

그러니까,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의미.

그리고 [쇠]는 소(牛), [소]는 물이 괴어 있는 소(沼)를 의미한다고.

 

저 안쪽으로 들어가고픈 욕구도 있었으나, 여러 탈 것의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사려니숲길]

 

 

[신성한 곳]이라는 의미의 사려니숲길은 총 거리 15km에 이르는 일종의 트래킹 코스다.

 피톤치트 가득한 숲길을 심호흡을 하며 걸으면서 힐링할 수 있는 곳.

 

 

 

안쪽으로 들어가니 스케일을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2년 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 들렀던 Muir Woods가 생각난다.

 

 

 

 

차를 가지고 다닐 때의 불편함이 있다.

좀 더 들어가고 싶었지만, 주차장과 점점 멀어져 시간상 오늘은 여기서 회군.

 

후에 더 깊히 들어갈 방도를 모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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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호텔.

왠지 이름에서 뭔가 끌리는 느낌있어 1박을 하기로 한 호텔이다. 이래서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호텔은 저층부와 고층부, 또한, 전망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특히, 제주와 같은 경우 오션 뷰와 마운틴 뷰는 가격 차가 크다.

 

그러니 난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차피 늦게 들어가 일찍 나와야 하니 오션 뷰나 고층부는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성수기가 아닌 경우 호텔측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룸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도 살짝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저층부를 예약했는데...

 

 

오우~~ 기대대로 7층 객실로 룸 업그레이드를 해줬다.

비록 오션 뷰는 아니더라도 전망이 훌륭하다. 특히, 룸에서 내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시원스럽다.

 

 

 

해비치에서 투숙 고객에게 쿠폰으로 제공하는 TEA SET.

바(BAR)의 칵테일 서비스中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레스토랑 [섬모라]의 TEA SET를 선택.

 

 

 

제주 자체가 열대의 정취를 느끼게 하지만, 호텔 주변을 돌아보니 그 느낌이 더하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지 못 한 게 좀 아쉽다.

 

 

 

 

제주 해비치호텔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정갈한 느낌이 좋다.

마치 마드리드의 마요르 광장을 연상케 하는, 4면의 객실로 둘러쌓여 모든 객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넓은 호텔 로비는 대단히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데, 내부 장식도 깔끔하다.

 

 

또한, 호텔 로비의 프렌치 식당은,
적도의 야자수 아래 있는 듯 공간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좌석이 이채롭다.

 

 

 

섬모라 홀에서의 아침 식사는 창밖의 바다를 마주할 수 있어 그 즐거움이 더하다.

 

 

 

저 기와와 초가집은 전시용인지 사람이 사는 곳인지...   잠시라도 들러 확인을 한다는 걸 깜빡 잊었다.

 

 

해비치호텔은 주변마저 정갈하다.

모든 현상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번잡함을 싫어하는 우리 부부에게 해비치호텔의 한산해보이는 주변 입지는 너무 마음에 든다.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작은 포구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주변이 한산하다 했지만 그 옆으로는 식당과 편의점 등 있을 건 또 다 있다.

 

 

해비치호텔 앞에 있는 [해녀식당].

이 정도면 나름 운치가 있지 않나...

 

 

해녀식당의 특징은 이렇다.

- 해녀들의 어획 수산물만 판매한다.(회는 없다)
- 6월부터 9월까지만 영업한다.
- cash only.

 

 

 

해녀식당에서 바라본 해비치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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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ACE카드의 여행 바우처를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본전 의식에 계획한 제주여행.

마침 아내의 생일과 일정이 맞아 더 뜻있는 여행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정한 구상은,

최대한 관광버스 동선을 피하는 걸 제 1원칙으로 삼았다.

2박3일의 숙박중 하루는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호텔신라로 하고,

하루는 호텔패스닷컴을 통해 해비치호텔로 정했다.

항공권도 신한카드를 통해 동반자 1인 무료 티켓을 제공받고.

 

제주에서 이용할 렌트카를 인터넷 검색하니 가치투어와 제주공항 렌트카가 가장 저렴하다.

평소 한번 타보고 싶었던 티볼리와 말리브 중 티볼리는 이미 예약이 만료되어 말리브로 선택.

2박3일 54시간 이용에 8만원이 안되니 상당히 실용적인 비용이다.

 

 

 

웹서핑을 통해 2박3일 동안 돌아볼 곳과 먹거리를 선택하고 일자별 동선을 정하고, 9월 9일 김포공항으로 이동.

 

대한항공 앱을 통해 출발 이틀 전 항공권 티켓을 미리 체크인해두었더니 바로 입장을 할 수 있어 너무 편하다.

변화의 흐름을 알면 세상 참 편하게 살 수 있음을 느낀다.

단,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과정을 귀찮아하면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최소한의 노력조차 없이 편리함만을 누리겠다는 건 욕심이다.

 

 

그런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생각했음에도 두 가지 변수가 생긴다.

 

국내선 비행기 타본 지가 언제였나...
그러니 국내선 공항터미널 이용할 일은 당연히 없었고.

신용카드로 이용 가능한 공항라운지를 섭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아침도 안 먹고 나왔건만...

 

@ㅁ@~~
보안검색을 마치고 탑승구역에 들어와 라운지를 찾으니...

 

없다.
밖에 있단다.

 

이런 젠장.. 국제선은 안에 있잖아..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라운지가 체크인 존에 있으면, 경우에 따라 탑승절차가 얼마나 번잡할지 모르는데 시간 계산이 안 돼

불안해서 어떻게 여유롭게 라운지를 즐길 수 있겠나. 일단 탑승구역에 들어와야 여유가 생기는 거 아닌가..

그럼 이용하지 말던가.. 하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좀 거시기하다.

 

어쨌든 나의 첫번 째 의도는 여지없이 어긋나 버렸는데, 제주로 가는 기내에서 생각하니,

아뿔사~~  렌트카 대여에 필요한 운전면허증을 두고 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평소 목걸이형 카드 지갑에 넣고 다닌 걸 깜빡 잊고 그냥 온 거다.

다행히 아내가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와 아내의 운전면허증으로 등록을 하고 여우 차를 대여받을 수 있었다.

아~ 근데 내가 요즘 왜 이리 허술한지 스스로 짜증이 난다.

 

어찌 됐든 제주공항에서 인수받은 말리브 승용차는 너무 맘에 든다.

주행거리가 5000km를 갓 넘겨서인지 엔진 소리도 조용하고, 차가 미끄러지 듯 나가는 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믈 준다.

게다가 완전자차보험으로 가입하니 반납시 차량 상태 이상유무 확인이 필요없단다.

일반자차보험료와 12000원 차이임을 감안하면 무조건 선택해야 할 사항.

 

첫 날 숙소인 해비치호텔로 가는 도중 삼양검은모래해변을 들렀다.

 

 

검은 모래 맞나?  검은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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