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와 대학시절 동시상영 영화관을 본 적이 있었다.
변두리의 극장중에는 조금이나마 관객을 끌기 위해 하루에 두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동시상영 영화관이 있었는데, 모두가 개봉관을 거쳐 한참이나 철지난 영화들이었다.

어제 밤, 그 옛날에도 보질 않았던 동시상영 영화를 봤다.
그때와 다른 점은 개봉관에서 개봉작을 동시상영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과 심야영화를 보기로 하고 인터넷 예매를 하려다 보니,
메가박스에서 두편의 영화를 동시에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개봉작인 [친절한 금자씨]와 [스텔스]를 연속 상영하는데, 가격은 두편에 만원.  

밤 11시40분에 시작하여, 한편 방영 후 20분의 휴식시간을 갖은 뒤 또 하나가 끝나니 새벽 3시50분.

그 건물에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 업소가 있으니 어차피 에어컨은 가동시켜야 하고,
영화는 불 끄고 틀어주는 것이니 전기료가 별도로 들어가지도 않을테고,
흥행이 별로일거 같은 영화 한편 끼워 놓고 3천원을 더 받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녀 연인들 입장에서 봐도  2만원을 주고 한밤에 4시간 이상을 지루하지 않게
나란히 앉아 있을 곳도 흔치 않다. 
특히 성격이 내성적이라 대화에 약한 연인들에겐 더없이 적격이고, 
코스트도 싸게 먹히는 데이크 코스다. 

그래서 그런지 좌석이 꽉꽉 찼는데, 저 젊은이들은 집에다가는 뭐라 그러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내가 너무 고루한건가...???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 ... 박찬욱감독의 영화는 나와는 안 맞는거 같다.
나 자신의 취향이 컬트무비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찬욱감독의 작품세계가 매우 독특하고 대단히 창조적임은 안다.
그에게서 영국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상된다고 하면 그릇된 판단일까 ???

속에 악마를 품고 있는 천사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이영애의 캐스팅은 이해가 되는데,
최민식의 캐스팅은 의외다. 
꼭 최민식이 아니었어도 될... 흥행을 위한, 
[올드보이]의  [박찬욱과 최민식]의 효과를 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줄거리의 분위기와 맛을 살리기 위한 짙은 색조의 영상이 괜찮았다는 생각.
그리고, 영화를 보며 송강호 유지태等 톱 까메오를 찾아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  




[스텔스]는  왜 이 영화가 동시상영의 한 편이 되는지가 쉽게 이해가 되는 영화다.

'보고 듣고 느끼고 > 영화겉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문의 위기  (8) 2005.09.28
웰컴투 동막골  (4) 2005.08.28
Mr. and Mrs. Smith  (0) 2005.06.27
南極日記  (4) 2005.05.23
혈의누  (0) 200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