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4시간 걸리던 것이  20시간이 넘게 걸렸다.
더구나 자동차들의 기름이 떨어져 고속도로상에서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정체현상은 더욱 극심했다.
자동차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일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우리나라의 추석 귀향길 현상이 아니다.
태풍 리타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미국 휴스톤 주민들이 댈러스로 대피하는 행렬의 모습이다.
년 2회의 대이동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국민들은 그래도 그렇게 대책없지는 않을텐데,
확실히 평소 훈련 및 예행연습이 중요한 모양이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

달나라를 몇번을 다녀오는 등 우주과학을 선도하는 나라.
각종 전투기와 헬기, 그리고 핵무기까지 장착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 규모의 항공모함을
오대양에 띄워 놓고, 무수한 인공위성으로 세계의 모든 곳을 들여다보는 나라.
최첨단의 과학문명과 막대한 경제력으로 지구촌의 구석구석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

그런 나라가 태풍 카트리나와 리타에게 연타를 맞고 휘청대고 있다.

최첨단 장비마저도 어쩔 수 없는 재해인지,
최첨단 장비를 제대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인재인지 알 수는 없으나,
우리가 해마다 반복해서 듣는 늑장대처라는 말이 그 나라에서도 나오는거 같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커다란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궁극적으로 그 책임을 군주가 진다.
군왕이 하늘에 자신의 부덕함을 고하고 반성하며 용서를 비는 것이다.
그리고 용서를 비는 행위로,  고대시대에는 사람이나 동물을 제물로 바쳤으나,
국가조직의 틀을 잡아가면서 군왕이 경미한 사범에 대한 사면이나 방면같은 
선정을 베푸는 통치행위로 제물을 대신하였다.


부시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피해지역의 자국민에게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
신속하고도 적절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의 조치에 대해 누구도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자임하는 거대 국가의 수장으로서 그가 진정한 세계의 지도자 -
The Great Leader - 가  되기 위해서는, 두차례의 태풍을 단순한 자연재해 만이 아닌,
그동안 그가 이끌고  미국이 행해 온 [미국식 가치]를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최근의 각종 자연재해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환경과학자들의 견해다.
미국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도쿄의정서에 반대한 나라다.
이번 15호태풍 리타가 부시의 고향인 텍사스주를 강타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동양에 인과응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부시에게 동양 군주의 철학인 왕도(王道)에 대해 접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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