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어떤 책의 서문에 인용된 카프카의 이 글귀를 읽는 순간,
언젠가 한 번쯤 내가 끄적였던 글들을 모아 작은 단행본을 만들어 보고싶다는 내 바람이

엄청 시건방진 생각이었다는 자괴감을 느끼다가,


'그래.. 어차피 카프카와 나는 레벨이 다르고,
난 내 푸념 끄적인 거 모아 내 발등 찍는 도끼로 쓸던데 뭐..
돈 받고 팔 것도 아니고..'
라는 합리화로 벗어나 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무리 그렇더라도 내가 쓴 표현을 읽는 시간이
누군가에게 낭비되는 순간이 된다는 건 굉장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줄을 적더라도 보다 신중하게 성의를 집중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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