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떠나 이번 대국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사전 정보의 불균형에 대한 불공정 시비에 대해서는 이세돌이 명쾌하게 결론을 냈다.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면 다소 도움은 됐겠지만 불공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 능력의 한계다."
고수의 품격이 느껴지는 깔끔한 정리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다른 불공정 요인을 생각한다.
[체력]의 문제.
대국이 거듭될 수록 이세돌은 지치지만 알파고에게는 지친다는 개념이 없다.
게다가 이세돌의 판단은 갈수록 소모되는 집중력의 결과인 반면,

알파고의 판단은 단지 알고리즘에 의한 시스템이다.

이 차이는 승부처의 판단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에 실린 서울신문 이미지 컷)

 

그럼에도

이세돌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을 명백히 보여줬다.
패배를 웃으며 받아들일 줄 아는 품격. 아울러,
한계를 겸허히 인정하는 미덕.


구글이 수천 억원의 비용과 수 많은 두뇌들을 투입하여 추구한,

완전체를 테스트 하고픈 인류의 대표로 이세돌을 지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존재다.

 

(네이버에 실린 한겨레신문의 이미지 컷)

 

이세돌은 알파고에 1승 4패로 패한 게 아니라,
수십 명의 최고 과학 두뇌들이 수천 개의 수퍼컴퓨터와 결합하여 만든

완벽한 과학이론의 허점을 단기필마로 전 세계에 입증시켰다.

 

 

아직은 영화에서나 볼 수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할 상황이 오더라도,
그 인공지능을 제어할 희망이 인간에게 있음을
이세돌이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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