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Bag을 선물한 재원이가 아빠를 위해 준비한 곳은 야구장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에겐 왠만한 생활용품보다 훨씬 구미가 당기는 아이템이란 걸 간파한 것이다.

 

1990년도 후반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박찬호로 인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MLB(Major League Baseball)라 칭하는 미국야구는 세계 야구의 원조이자 본산지답게 모든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구단 규모, 선수 연봉, 구장 인프라, 운영시스템 등이 우리나라와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2001년말 박찬호 선수가 텍사스로 이적하면서 받은 연봉이 옵션을 제외하고 1300만불이었으니 대충 130억이었다는 얘기다.

10년도 더 전의 이야기이고,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선수인 뉴욕양키스 소속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연봉이 3000만불(편하게 300억)이니

그것만으로도 차이가 느껴지지 않겠나.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을 한 류현진의 평균 연봉은 600만불이다.

 

어쨌든, 이렇게 차원이 다른 미국 야구. 그중에 우리나라 구장과는 차원이 다른 야구장의 모습을 본다.

 

 

 

10년 전, Phoenix에 왔을 때 겉 모습만 보고 돌아갔던 바로 이 야구장. Arizona Diamondbacks의 홈구장이다.

외양부터가 다르게 느껴진다. 한국 야구장의 모습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야구장 같지가 않다.

야구장을 보면서부터 벌써 마음이 설렌다.

 

잠실야구장과 같이 지역명을 따는 우리나라 야구장 이름과는 달리, 미국 프로야구장은 야구장 자체를 상품으로 장기 임대를 한다.

특정 기업에 운영과 마케팅을 일임하면서 임대 계약을 맺은 스폰서 브랜드를 야구장 명칭으로 사용한다.

10년 전에는 이 야구장의 이름이 BULLS 1 PARK 였는데, CHASE FIELD로 바뀌었다. 

야구장의 모든 상권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Chase 금융그룹이 책임지는 것인데, 엄청난 홍보를 하면서 운영능력에 따라서는

운영수익까지 올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운영 주체인 기업은 최고의 인프라와 다양한 이벤트로 팬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 자치단체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건 반가운 현상이다.

 

 

안쪽에 보이는 야구장 Field를 보면, 우리나라 야구장 개념으로 여기가 야구장 2층쯤 돼보이지만, 사실 여기가 1층이다.

도로에서 야구장 입구를 통해 바로 들어섰는데도 필드는 아래에 있다. 즉, 실제 경기를 하는 필드가 도로보다 지면이 낮다는 얘기.

다시 말하자면, 관중인 고객이 좌석을 찾아가기 편하게 이동 동선을 한 층만큼 줄인 것이다. 이것부터가 발상의 전환.  

선수들이 1층으로 들어가고 관중은 2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은 지하로 가고 관중이 1층에 자리잡는다.

 

 

헐~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감탄사가...

 

 

 

CHASE FIELD는 천정이 있는 돔구장이다. 말로만 들었지, 난생 처음 들어와 보는 돔구장.

이 큰 면적에 지붕이라...

 

 

 

잘 정비된 야구장 구내도 마치 시내의 상가에 온 느낌이다.

 

 

 

재원인 당초 로열석으로 티켓팅을 하려 했으나, 야구장 전체를 조망해보고픈 생각에 내가 일부러 중앙 상단에 위치를 잡았다.

흠... 정말 웅장하다.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본부석 앞의 국기를 들고있는 의장대를 향해 국민의례를 하는 하는 모습도 전광판을 향하는 우리와 다른 점.

국가도 지역 어린이들의 합창으로.. 

 

 

 

경기 시작 전 열리는 돔의 천정도 낯선 이방인에게는 충분한 볼거리.

이왕 닫혀 있는 거 비도 안 오는데 굳이 전력 사용하며 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외야 쪽에 위치해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투명한 펜스로 단장한 불펜도 쾌적해 보이고.

 

 

 

치어리더들이 있지만 조직적인 응원은 하지 않는다. 특이점은 대개 1루측에는 원정 응원단이 자리잡는 우리와 달리

1루 덕아웃 위에도 홈 구단 치어리더들이 자리잡았다. 나라가 워낙 넓어 원정 응원단은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하긴 우리가 갔을 때 상대팀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였으니, 동부 끝인 필라델피아에서 서부까지 응원을 오겠는가. 

 

 

 

바로 저 마운드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2승째를 올린 류현진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야구장 이야기는 한번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