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위해 들렀던 음식점 입구에 걸려있는 사진이 너무 재밌어 식사를 하고 나오며 카메라에 담았다.

네 장의 사진에는 우리 시대 어린 시절의 모습이 정겹게 담겨있다.
호기심과 함께 신나게 놀이를 즐기는 모습들이 익살스런 표정과 함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호기심으로 뭔가를 들여다보는 아이.
그 옆에서 설레임으로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
엉아들 속에 끼지 못한 채 옆에서 서성이는 꼬마의 내복스타일 차림도 재밌다.

새끼줄을 이어만든 기차놀이.
묵묵히 끌고, 신나게 끌고..  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들.
그리고 뒤에 마치 무임승차하 듯 올라탄 가장 덩치 큰 아이의 표정..

뻥튀기 소리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늘상 두려움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뻥~ 하는 소리가 은근히 겁나면서도 아이들이 기계 옆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이상의 호기심 때문이다.
뻥~ 소리와 함께 기계 밖으로 솟구치는 강냉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지만, 아이들은 정작 그 절정의 순간엔
눈을 감고 귀를 막게 된다. 귀를 꽉 막은 채 눈을 질끈 감은 아이들의 표정이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남자아이들이 가장 즐겨했던
 말타기.
놀이기구는 커녕, 장난감이라는 용어부터가 생소했던 시절,
말타기는 아무 도구없이 오로지 몸만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무공해 자연산 놀이였다.
큰 덩치사이에 낀 두번 째 아이와 삐딱하게 모자를 돌려쓴 아이의 익살스런 표정이 너무 재밌다.
등에 사람을 태우지 않은 마부는 상대적으로 표정이 환한데, 담벼락에 기댄 꼬마는 
체구가 작아 끼워주지 않는 형들이 야속하면서도 말등에 올라탄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저 사진 속의 아이들.
저 아이들도 지금은 나 이상의 나이들이 되었을거다.

저렇게 순수하고 천진하기만 했던 아이들이지만,
자기들도 미처 느끼지 못하는 어느 사이 나이를 먹으며 결혼을 하고,
민주화라든지 IMF라든지 하는 숱한 격동의 시대를 일부는 주역으로 헤쳐나가고,
다수는 영문도 모른 채 묻어가면서, 자기 자식들을 키우고 지금은 또 각자의 방식으로
노년을 맞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새삼 삶에 대해 다시 생각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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