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6일 토반아트님이 까사미오에 들러 조명에 대한 조명을 해주신지
한달하고도 정확히 1주일이 지난 지난 일요일, 드디어 조명공사를 했다.

얘기 나오고 한달 이상을 끈 이유가, 게으른건지 생각이 많은건지 나도 모르겠다.
뭐 굳이 핑계를 댄다면, 재원이의 출국에 필요한 준비 - 인터넷전화기 신청, 환전, 짐 꾸리기... - 로 바빴고,
어머니 팔순도 있었고, 영등포에 벌려놓은 일에 신경쓰이는 커다란 변수가 생기는 등,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게다가 조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이 필요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기존 환경에 어울리면서도 색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조명기구를 선정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워낙 종류가 많다보니 카탈로그를 보면 볼수록 비전문가의 머리 속은 점점 복잡해지기만 하고.

몇가지로 압축한 후, 최대한 상상력을 살려 각각의 조명이 매달린 분위기를 나름대로 연상해보고 결정을 했다.


먼저 기존 까사미오.




이게 까사미오의 원래 모습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조명을 최대한 밝게한 모습인데, 실제로는 이것보다 다소 어두운 상태를 유지했으며,
특별히 강조되는 부분이 없이 홀 전체가 동일한 톤으로 관리됐다.




 조명공사 후.

일률적으로 홀과 룸 전체를 밝히던 할로겐 램프를 모두 없애고,
테이블마다 펜단트 조명을 설치하여 테이블이 독립공간의 느낌이 들도록 했다.

홀 사이드의 정사각형 테이블에 원형 펜단트를 설치함으로써,
테이블 중앙에 생기는 원형 그림자로 인해 테이블이 흐트러진 후에도 위치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구멍이 뚫린 갓의 그림자로 인해 단조로운 벽면에 무늬효과도 연출.

홀 가장자리의 곡선형 펜단트와 대비시키기 위하여,
홀 중앙은 직사각형 테이블 임을 감안하여 테이블과 수평으로 막대형 조명을 생각하였으나,
막대형 펜단트가 두줄로 내려올 경우 펜단트 줄로 인해 홀의 중앙이 너무 어수선해 보일거 같아
부득이 한 줄짜리 사각 망사등으로 결정.         




6명 이상의 단체손님이 자리하는 벽과 룸의 경우, 테이블에 고정된 펜단트 조명이 
테이블의 가변적 세팅에 불편함을 초래할거 같아 천정부착형 반사등으로 설치.




종전에 홀 중앙에 있던 날개등을 입구로 옮겨 놓으니
전구로 인한 주광색 효과로 종전 백색 할로겐 램프에 비해 따뜻한 분위기가 나는거 같다.


전반적으로 종전에 비해 tone down 되어 아늑한 느낌이 들긴 하는거 같은데,
까사미오를 찾는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분위기가 아늑하다고 좋아하실지, 종전이 부담없었는데 너무 어둡다고 불편해하실지... 


여기에 색다른 관점에서 내가 흥미롭게 관심을 갖는게 하나 있다.

까사미오는 캐쥬얼한 분위기를 표방하다 보니 일부 손님들의 경우 다른 손님들께 미안할 정도로
너무 소란스러운 행동을 하는 경우가 간간히 있었는데, 앞으로는 어떨지가 무척 궁금하다.

사람의 심리가 묘해, 소주집에서는 왁자지껄 하고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다가도,
분위기 무겁게 깔거나 카펫 깔아놓으면 괜히 위축되지 않는가. 

왠지 종전보다는 시끄러운 분위기가 좀 가라앉을거 같은데, 과연 내 생각대로 될까...
아님, 내가 너무 순진한 기대를 하는건지...


변화의 단초를 주신 토반아트님의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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