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
보고 듣고 느끼고/영화겉핥기 2009. 7. 13. 13:21 |지난 토요일 밤 11시 반이 조금 지나 강남 CGV 앞을 지나며 문득 든 생각.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가장 근접한 상영시간을 보니 시작한지 10분 정도 지난 영화가 있다.
10분이면.. 대개 조금 늦게 시작하니까 줄거리 따라잡는데 큰 무리는 없겠네...
그렇게 내용이나 배우 등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없이 즉흥적으로 보게된 영화다.
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다. 당연히 문화평론가는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전문적 식견은 물론 작품의 깊은 의미를 해석할만한 안목도 깊이도 없다.
단지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감흥을 개인적 취향에 따라 표현할 뿐.
그런데, 이 영화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다섯개의 이야기로 꾸며진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
10분여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처음 시작을 보지 못했던 관계로
조금 늦게 스크린에 뜨는 두번째 이야기의 제목을 보기 전까지도 나는 계속 연결되는 영화인줄 알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출장길 KTX에서 만난 여인을 다시 만나 여자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밤을 보내는 이야기.
물론 그 다음에 다시 만났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다.
두번째 이야기는, 불치병으로 아내가 죽는 젊은 부부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세번째는...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하는 류의 영화인데, 줄거리도 좀 애매하다.
굳이 표현하자면 괴팍한 영화감독을 잡아먹는 두 요괴 배우의 이야기다.
찜찜한 스토리.
네번째는, 카섹스를 하다 죽은 남자의 아내와 죽은 남편의 카섹스 상대였던 후배와의 기묘한 동거 이야기.
마지막은, 고교생 세 커플의 체인징 파트너 이야기다.
그런데, 작품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각 스토리에 베드신이 빠짐없이 나오는걸로 보아 섹스에 대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거 같은데,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전해지는 메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베드신이 나오면 그래도 사람들이 호기심에라도 조금은 몰입되게 마련인데,
지루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 관객들의 반응도 산만하다.
영화보다도 영화의 캐스팅이 더 흥미롭다.
1화의 장혁, 2화의 김강우, 3화의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 4화의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청소년이 소재인 5화는 낯익은 얼굴은 있지만 이름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옴니버스 영화로서는 캐스팅의 면면이 녹록치않다. 특히 4화.
이런 경우 개런티는 얼마나 되나 궁금하다.
또 하나 딴지를 걸고 싶은건,
18세 관람가로 제한을 건 성인(?)영화에 고교생의 섹스가 소재인 줄거리는 또 뭔지...
요즘 애들도 이렇게 알거 다 알고, 할거 다 하고 논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세라복 차림의 섹스동영상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억지로라도 시비를 걸자면
이것도 일종의 관음증은 아닐런지 싶기도 하다.
영화 종료 후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도중,
"우리는 섹스를..." 어쩌구저쩌구 하는 건조한 톤의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아무도 귀담아 듣지않는 저 나레이션은 왜 집어넣을 생각을 했을까?
가끔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의 경우 관객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스크린의 마지막 스틸들을
아쉬운 눈초리로 쫒는 경우가 있는데, 제작진은 이 영화도 사람들이 그래줄 것으로 생각했던건가??
오감도.
제목대로라면 사랑에 대한 다섯가지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호기심 사랑.
그리운 사랑.
무서운 사랑.
얄미운 사랑.
철없는 사랑.
5字로 본 오감도는 이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