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영화 중 이렇게 줄기차게 이어지는 시리즈물이 또 있을까?
46년간 22편이 제작되었다는 007 시리즈.
한때는 다음 편이 기다려지기도 했고,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007 영화.

만화가 김삼氏의 집필로 그 옛날 어린이신문에 까지 연재되던 007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 대단하던 시절 007 영화 호기심의 화두는 두가지다.

다음 [본드걸]은 누구인가?  그리고, 다음엔 무엇이 007의 신무기로 선보일까? 하는 것.

007은 늘 미녀를 달고 다닌다.  그 미녀가 우군일 수도 있고, 적일 수도 있지만,
적이더라도 007의 매력에 빠져 결국은 우군이 되어 결말 해결에 일조를 한다.
때문에 007에게는 여성을 매혹시킬 수 있는 섹스어필하는 매력이 무술실력 못지않는 필수요건이다. 
원조 007인 [숀 코넬리]에 이어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등이 [제임스 본드]로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성에게 어필하는 이들의 살인미소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관객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기묘묘한 신무기를 보여주는 것도 007영화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007은 결정적인 순간 그 신무기로 인해 위기를 벗어나곤 한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정보요원 본연의 007로서는 가장 적격인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
앞에 거쳐간 수많은 배우들이 보여준 [제임스 본드]는 정보요원으로서는 지나치게 낭만적인 면이 많았다.
여주인공과의 로맨스가 많고, 위기상황에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첩보영화로서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에 비해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간의 [제임스 본드]에 비해 정보요원으로서 역할에 비교적 충실하다.
그 흔하던 멋진 본드걸과의 베드신도 없고, 표정에서도 낭만과 여유보다는 긴장감이 돈다. 
미소 역시 부드러움 보다는 냉소적이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최근, 그리고 현재 상영 중인 영화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액션을 보이고 있다.
격렬한 자동차 추격전, 스피디한 보트 추격전, 그리고, 비행기에서의 총격전에 이은 공중탈출까지
007영화의 특징 중의 특징인 육해공 액션이 모두 선보이지만, 종전과 다른 점은 신무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007의 능력(?)만으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MI6 본부 상황실의 통제기능은 인터넷 통신의 발전으로 더욱 현란해졌다.

강력한 지원을 받아가며 세계의 곳곳을 제집 안방보다 쉽게 넘나드는 007 제임스 본드.
그래서 더욱 빠른 전개로 관객을 압박하는 영화.
보는 관점에 따라 박진감 넘치는 액션물로, 또는, 알맹이없는 오락영화로 평가받을 수 있겠으나,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제임스 본드]가 현실감있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무적의 무술실력이나 불사조같은 생존력이야 액션영화의 모든 주인공에게 주어진 특전이라 이해를 한다면,
[퀀텀 오브 솔러스]의 스토리 설정과 그 속의 [제임스 본드]는 가장 리얼리티가 살려진 007 영화가 아닌가 싶다.
 

갑자기 어렸을 적 TV에서 보던 외화 [0011 나폴레옹 솔로] 시리즈가 생각난다.
그때 [0011 나폴레올 솔로]와 [009 일리어 킹]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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